"기독교학교 정체성 지키기, 구성원 의지 가장 중요"

"기독교학교 정체성 지키기, 구성원 의지 가장 중요"

[ 교단 ] 기독교학교공동체 컨퍼런스, 변윤석 변호사 "신규교원 채용 위탁 강제화 추세, 지혜 필요"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07월 31일(월) 17:52
▲ 7월 26~27 대광고등학교에서 열린 제9회 기독교학교교육공동체 컨퍼런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회장 박정음 교장(경신고)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학교 정관에 건학이념 구체적으로 명시화
이사 선임 시 '기독교인' 혹은 '교단 추천' 등 자격 제한

 

특정종교를 교육한다는 이유로 법적 시비와 항의, 각종 민원제기로 기독교학교의 교육현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며, 치열한 입시 위주의 교육현장에서 기독교교육을 실현하려면 학교 구성원들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학생들과의 교류가 빈번한 일선교사들의 소명의식과 책임의식은 더욱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사립 초ㆍ중ㆍ고 광주시법인협의회가 임시총회를 열고 광주시교육청이 제안했던 '사립 중등학교 신규교사 위탁 채용'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교육청도 전북지역 사립 중ㆍ고교에서 신규 교원을 채용할 때 가급적 도교육청에 위탁해 채용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는 조례를 2015년 말 공포해, 사립학교 교사 신규 채용 때 법인연합회와 전북도교육청이 공동으로 필기ㆍ실기ㆍ면접 등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중이다. 또한 대구시교육청도 MOU한 법인들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사립학교 교원 위탁채용'을 실행 중인데, 최근 지역의 사립학교 법인에서 교사채용 비리사건이 발생하자 '사립학교 교사 임용시험 위탁제도'를 수용하지 않는 법인에 대해 자체적으로 채용한 교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삭감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채용을 위탁하는 것은 선택사항이라고 사립학교법에 명시돼 있지만 각도 교육청이 임의로 위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학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조차 흔들리는 상황이다.

지난 7월 26~27일 대광고등학교에서는 전국 30여개 기독교학교의 교사, 교감, 교장, 이사장 등 90여 명이 모여 컨퍼런스를 가졌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회장:박정음ㆍ경신고 교장) 주최로 열린 제9회 기독교학교교육공동체 컨퍼런스에서는 '기독사학의 법률 문제'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발제자로 참여한 법무법인 로고스의 변윤석 변호사는 "최근 전국적으로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을 교육청에 강제 위탁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교원을 선발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하고, "학교법인 정관에 기독사학의 건학이념을 구체적으로 명시화하는 일이 중요하며, 법인 이사들과 학교장 이하 주요 보직교사들이 실질적으로 '기독교인'을 우선적으로 채용한다는 점에 관한 공감대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독교학교에서 건학이념이 구현되는 구조는 설립자의 건학이념이 학교법인 정관에 명시되고, 정관에 명시된 대로 이사진을 구성해서 교장, 교감 등 교원을 임명하게 되며, 그렇게 선임된 교원들이 기독교교육활동을 하게되는 구조다.

변 변호사는 "학내 최고 규범인 학교법인 정관에 '기독교정신으로 교육한다'는 건학이념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사ㆍ감사 선임 시 '기독교인' 혹은 '교단 추천' 등 자격 제한 기능을 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사립학교 정관변경은 2010년 인가제에서 보고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에 기독교학교 정관에서 기독교정신을 배제하도록 조치했던 이전 사립학교법으로 인해 정관에서 '기독 건학이념'이 빠져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관에 설립이념과 교육목적을 뚜렷이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교장은 이사회서 선임하지만 교감의 경우는 교원인사위원회가 추천해 교장 제청 후 이사회에서 임명하도록 돼 있는 것과 관련해 이때도 교원인사위원회가 단수가 아닌 복수를 추천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변환해야 법인이사회의 의견이 더 반영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교교육이 갈수록 힘들어짐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다"고 전한 한 13년차 교목은 "동성애에 관한 설교를 했다가 인권위에 민원제기가 들어가, 설교원고를 제출한 적이 있다"며, "그릇된 길로 가는 것에 대해 얘길하지 않을 수도 없고, 이런 외부의 압박 등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는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변 변호사는 이럴 경우는 "동성애의 찬반 주장을 알려주면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민원을 피해가는 방법 중 하나"라며, 영적전투의 최선봉에 서 있는 교사들에게 "조금만 더 용기를 내달라"고 격려했다.

이밖에도 이번 컨퍼런스는 유재봉 교수(성균관대)의 '기독교 세계관으로 교육 바라보기', 성석환 교수(장신대)의 '청소년 문화와 기독교교육', 홍지훈 교수(호남신대)의 '종교개혁전통의 교육적 함의' 등의 발제가 이어졌으며, 개회예배에는 김종렬 목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폐회예배는 박상진 목사(장신대 교수)가 말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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