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엔 호미를"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엔 호미를"

[ 기고 ] 교회 밖 현장실천, 농촌목회 현장 방문기

김성택
2017년 07월 18일(화) 15:44

칼 바르트는 이야기했다.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그리스도인은 신앙과 사회 둘 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신학생도 마찬가지다. 신학생이기 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 안 사역뿐만 아니라 교회 밖 사역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글로컬현장교육원은 신학생들의 지평을 넓혀주기 위해 '교회 밖 현장실천'이라는 과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4~6일, 글로벌현장교육원과 총회 농어촌선교부 지원으로 농담진담(장신대 농촌목회연구실습 동아리)회원들과 신대원 2~3학년, 졸업생들을 포함해 총 16명의 학생들이 농촌목회를 고민하고 꿈꾸며 충청남북도 일대를 탐방했다.

정말 다양한 목회 현장을 보고 왔다. 친환경 양계장(장신영농조합, 베다니교회)과 노인요양시설(작은예수공동체), 마을목회(도화교회, 은혜교회, 광덕교회, 신동리교회), 협동조합과 문화예술 마을목회(시온교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홍동마을을 방문했다. 풍성한 만남을 가졌다. 삶으로 녹여낸 살아있는 이야기를 보고 듣는 사이 뿌려진 깨달음의 씨앗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농촌목회는 순환지속생태 지향적이다. 무한탐욕 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이다. 소비문화가 만연하다. 이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농촌목회 가치관은 다르다. 농적 토대를 중심에 둔다. 농적 가치는 창조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을 고대하는 피조물의 탄식(롬 8:22)에 귀를 기울인다. 친환경 사료로 닭을 돌보며 농약을 쓰지 않는다. 이것이 신성한 노동이자 사역이다. 도시에 임지가 없어서 시골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신학적 고민을 바탕으로 나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창조세계를 살리기 위해 시골로 내려가는 것이다.

다음으로, 농촌목회는 자기중심성과 개교회주의를 뛰어넘는 사랑이다. 목회자는 자기를 비우고 하나님나라 복음을 전하는 자다. 특히 시골에서 자기를 비우는 일은 중요하다. 깔끔한 양복을 입고 대중의 주목을 받거나 대접받는 목사가 아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손에 흙을 묻히고 땀을 흘려야 한다. 교인들을 섬겨야 한다.

또한 개교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교회와 목사님들, 지역센터가 협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사랑의 연대만이 농촌에서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촌목회는 자기도 기쁘고 이웃도 기쁜 사역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뵌 목사님들은 친환경 농사와 노인요양시설, 아동센터, 마을목회 등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역을 하고 계셨다.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유익했다. 그렇지만 농촌 목회라고 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농사가 자기에게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시골에는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니까. 문화와 예술, 음악과 같은 여러 분야에서 목회적 역량을 발휘하고 계시는 분도 계셨다. 나도 기쁘고 이웃도 기쁜 사역의 열매는 달콤함 그 자체이다.

주머니 속에 든 송곳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한 곳에서 20~30년 신실하게 사역을 감당하고 계신 목사님들이 지역에서 드러나신 것처럼 말이다. 이 글을 빌어 삶으로 목회적 귀감을 보여주신 목사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가는 곳마다 극진하게 대접해주셨던 사모님들과 성도님들, 2박 3일 동안 학생들을 인솔해 주시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농어촌선교부 목사님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이제 다시 일상이다. 순환지속 가능한 '오래된 미래의 목회'를 꿈꾸며 하루하루 신실하게 살아가고 싶다.

김성택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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