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장터 활성화로 마을목회도 '업'

직거래장터 활성화로 마을목회도 '업'

[ 힐링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7월 12일(수) 11:20
▲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에서 열린 '서울시 농부의 시장' 에서 생산자가 자신이 재배한 수박을 쪼개어 소비자에게 맛보여주고 있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낯선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밀짚모자를 쓴 피부가 검게 그을린 농부들이 자신이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직거래장터가 여기저기서 봇물을 맞았다. 대량경작, 관행농법이 아닌 1~2 차례 최소한의 농약만 사용한 저농약 농산물, 제초제와 화학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농약, 유기농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유통거품이 빠진 직거래 방식이어서 질좋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 직거래장터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오이는 왜 이렇게 작아요? 오이지 담으려는데 소금에 절이면 양이 너무 적겠네." "화학비료 없이 노지에서 키우면 이 정도 크기밖에 자라질 않습니다. 크기는 작아도 맛과 영양은 풍부합니다."

큼지막하고 길쭉한 오이모양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누런 빛을 띄는 울퉁불퉁한 재래종 오이의 '제멋대로 생긴 모습'에 살짝 당황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농부의 설명에 곧 지갑을 연다.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직거래 장터에는 마트나 시장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먹거리 이야기가 풍성하다. 내가 키운 닭이 오늘 낳은 달걀, 무농약 과일을 듬뿍 넣어 만든 수제청, 유기농 포도즙, 갓 도정한 쌀, 껍질째 먹는 배, 재래종 오이에는 저마다 다른 재배과정과 농부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직거래는 소비자에게 이득일뿐 아니라 농부에게도 장점이 많다. 직거래장터에 참여하면서 농부의 개인 홈페이지 방문 고객이 늘어나고 한번의 만남이지만 신뢰가 생겨 계속적인 거래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직거래장터를 통해 농업의 가치를 체험하고, 장바구니에 농부의 깊은 주름만큼 진한 고마움과 감동도 함께 담아간다.

▲ 서울시농부의시장에서 무농약 아로니아 분말과 자연산 토복령을 판매하고 있는 농부 부부. 이들은 서울 도심에서 살다가 7년전 귀농했다.

수서교회(황명환 목사 시무)는 도농교회의 상생을 위해 매년 직거래장터를 개최해왔다. 오는 11월 12일 주일 교회 앞마당은 농촌교회 교인들이 재배한 정직한 유기농 농산물이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수서교회처럼 농촌교회 교인들에게 기꺼이 앞마당을 내어줄 수 있는 도시 교회들이 늘어나 침체된 농어촌 선교와 마을목회가 활기를 띌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도심 속 직거래장터>

▲ 도심 이곳저곳에서 열리는 직거래장터.

서울 도심 곳곳서 열리는 '서울시 농부의 시장'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매주 수, 목), 광화문광장(매주 일요일), 만리동광장(매주 토요일), 덕수궁돌담길(첫째 셋째주 일요일)에서 4~10월까지 열린다. 70개 시군 130여 농가가 참여한다. 7,8월은 휴장. www.seoulfarmersmarket.org
 
대화하는 농부시장 '마르쉐'

매달 두번째 일요일은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는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축제같은 시장 마르쉐가 열린다. 오늘 밭에서 따온 싱싱한 채소와 과일, 재래종 콩 등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작물 외에도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먹거리와 핸드메이드 제품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쓰레기 없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된다. 개인식기를 가져가면 덤으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많다. 개인식기를 가져가지 못할 경우 마르쉐 전용 식기를 써야 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설거지를 하는 등 환경오염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이다. 장바구니를 꼭 챙겨갈 것. 8월엔 휴장. http://marcheat.net/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우리농'
 
매월 첫째주 셋째주 일요일 명동성당 마당에는 지역교구별로 마련된 천막이 세워진다.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가톨릭 농민들이 정성껏 재배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 등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제잼, 과일청, 각종 김치와 장류 등 농부들이 정성껏 만든 전통 먹거리들이 풍성하다.
 
농부 목사와 농부 교인들이 만든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회장:김영진)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목회자 및 교인들로 구성된 생산자들의 협의회로 제100회기 총회에서 창립을 허락받고, 지난 2016년 7월 창립총회를 가졌다. 총회 농어촌선교부는 총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100여 명의 생명농업생산자의 물품, 가격, 연락처를 게시해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 회장 김영진 목사(시온교회)는 "건강한 삶 위에 참된 행복이 있다"며, "GMO농작물에 점령당한 식탁, 화학농업으로 인해 먹거리가 오염돼 다음세대가 고통을 겪는 현실을 생각해 도시교회가 친환경농업가치를 인식하고 지지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와 연계해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하면 침체된 농촌의 경제와 마을목회도 활성화 될 수 있다. 지난 1년간 사업단을 구성해 만든 쇼핑몰, 밴드를 곧 개시할 예정이며, 도시교회와 농촌교회를 연결하는 직거래장터 상시화 등 온생명소비자생협과 협력해 도시교회 및 소비자와의 만남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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