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육 개혁, 다시 점검한다 (5)신학교육과 목회 현장

신학교육 개혁, 다시 점검한다 (5)신학교육과 목회 현장

[ 특집 ] "현장 알아야 성숙한 리더 된다"

김정현 목사
2017년 07월 04일(화) 14:33

김정현 목사
동성교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회 현장에 나온 지 3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의문이 하나 있다. 그 의문은 '신대원 시절 3년의 소중한 시간 동안 목회를 위해 가장 필요한 훈련과 준비를 마치고 현장에 나왔는가'에 대한 것인데 지금 돌아보아도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신학교는 총회에서 목사를 양성하고 길러내기 위해 위탁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은 반드시 교단의 신학교를 졸업하고 소정의 기본 훈련을 거친 후에 목사로 임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졸업 후의 첫 임지에서 시작한 전임사역 현장에서 암담했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밀려오는 수많은 사역들을 대할 때 마다 어찌할 바 모르고 혼자 겪어내야 하는 답답함과 설교 준비를 위해서 펼쳐 든 성경말씀과 함께 떠오르는 수많은 신학자들과 그들의 이론 사이의 괴리감이 목회자로의 정체성에 혼란을 더하였다. 

더욱이 교인들은 신대원을 마치고 부임한 전도사를 목회의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대해 주는데 스스로는 목회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남모를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지내기도 하였다. 그런데 유감스럽게 갓 신학교를 졸업한 후배들에게서도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신학교에서 현장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흔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장을 잘 모르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는 아쉬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는 전임전도사를 청빙할 경우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목회 실습기간을 거치게 하였다. 선배 부목사를 따라 다니면서 실습 차원에서 간접경험을 하는 기간을 갖는 것이다. 그 정도의 기간을 거치면 어느 정도 익숙하고 안정된 목회사역을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모든 교회가 이런 방식의 대안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신학교에서 조금 더 현장과 가까운 목회 교육을 실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면 왜 신학교육과 목회현장 사이에 간격이 여전히 존재하는가? 이 질문의 대답은 매우 간단하고 단순하다.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전임교수들 중에 다양한 목회 경험과 함께 교회 현장의 고민을 직접 겪어내신 분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해외 유학파들은 더욱이 한국교회와 더 멀리서 신학 이론과 함께 지내다 돌아와서 참신한 지식을 전수해 주게 된다. 목회자에게 신학이론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지식과 현장이 유리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교회 교육이 약화되고 교회학교가 점차 무너져 가고 있다.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 때문에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얼마나 대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고민의 흔적과 대답을 가지고 나와서 소신 있게 목회하는 후배 목회자들을 만나 새로운 지혜를 나누고 싶다. 하지만 그 대안을 가진 사람을 찾기가 매우 어렵기만 하다.

신학교육의 체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신대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살펴보았을 때 일반대학을 나온 신대원생들을 위해 기본 신학과정을 이수하도록 최소한 2년의 시간을 할애하고 남은 1년 동안 졸업준비와 함께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 보면 많은 신학생들이 교육부서를 맡아서 사역을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어려움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관계와 사역의 문제들은 학교에서 어느 누가 책임 있게 지도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들어 졸업생에 비해서 사역 현장의 자리가 현저히 부족한 형편이 되었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현장의 배움과 훈련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교회를 개척하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목회자의 수가 현저히 증가하였다. 그런데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바로 목회자로서의 미숙함이라는 것이다. 

나름대로 교회의 부흥과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세우고 많은 시도를 하지만 교회는 부흥하지 않고 자립대상교회 상태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지내다가 지쳐버리고 마는 안타까운 일이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전국적인 현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당연히 노회와 큰 교회 지원으로 연명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불행한 추세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한 형편이 되었다. 그것은 바로 목회자와 신학생 사이의 멘토 제도이다. 신학교 시절부터 자신이 꿈꾸는 목회와 구상하는 계획을 설계하고 지도해 줄 수 있는 멘토를 의무적으로 갖도록 하는 것이다. 

신학교에서 추천하는 선배 목사님과 지속적인 만남을 통하여 목회 지도를 받고 졸업 이후에도 현장과 이론에 대한 균형을 잡아 줄 목회자와의 교제는 멘티인 신학생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성장대안이 될 것이다. 

희망에 따라 삼년 동안 한 사람의 멘토를 통해 깊은 배움과 교제를 나눌 수도 있지만 적어도 두 명 이상의 멘토를 함께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제도의 운영은 평생의 목회 지혜를 배우고 시간이 흘러 언제인가 또 다른 후배를 돌볼 수 있는 사랑의 대물림이 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하나는 교단 내에 새로운 목회 사역을 하시는 분들을 학교에서 선정하여 소개하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관심 있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재정지원을 필요로 하는데 그 부분을 담당 교회와 목회자가 함께 맡으면서 진행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목회 현장학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목회사역은 어려움을 더해가고 있는데 신학교육과 목회 현장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일치점을 찾아갈 때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뛰어난 목회자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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