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나그네, 교회에서 안식 얻어야

고단한 나그네, 교회에서 안식 얻어야

[ 연중기획 '이웃' ] <연중기획 '이웃'> 기획을 마무리하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6월 20일(화) 12:00
   
▲ 희망다문화가족공동체에서 이필숙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베트남 이주민들.

본보는 올해 연중기획 '이방인과 함께 웃는 한국교회, '이웃'(이하 '다문화기획 이웃')'을 상반기 동안 연재했다. 

지난해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선 한국 내 이주민 수는 앞으로 2020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서고, 2030년에는 500만 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 인구 대비 외국인 인구 10%로, 전문가들은 심화된 이민 사회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이 이주민들을 타자(他者)가 아닌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 변화야말로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교회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이번 '다문화기획 이웃'은 기획됐다.

지난 반년 동안 본보 '다문화기획 이웃' 코너를 통해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한국사회 '다문화'의 역사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 △자녀교육 △한국교회 이주민 선교의 실태 △다문화 가정의 생활고 △인권 △현장에서 느끼는 다문화 가족의 애환 △다문화교회 및 시설 탐방 △다문화 가족들과의 만남 △국내 다문화 사역에 있어서의 교회의 기여 △한국교회에 요구되는 역할 △이주민 성공사례 △다문화 모범기업 사례 △사역의 융합과 콜라보의 필요성 △이주민 교회의 자립과 선교 방안 등의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고, 기고를 게재하며, 이를 읽는 독자들이 다문화 선교에 대한 이해와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게 했다.

또한, 최근에는 본보 기자가 '글로벌 디아코니아센터'와 베트남 현지로 동행해 전 남편에게 납치 살해 당하고, 가해자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이주여성 고 윤민주 씨의 가정을 찾아 한국교회의 위로와 정성을 전달하는 과정을 취재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연중기획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심종구 장로와 최연자 권사 부부의 이야기를 본보의 간판 코너 중 하나인 '아름다운 세상'에 소개했다. 새문안교회 베트남예배를 20여년 간 섬기며 이들의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 온 아름다운 이들의 섬김을 통해 한국교회 내 이방인들을 위해 헌신해 온 이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획을 진행하며, 본보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다문화 상황은 저출산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과 이주민 유치에 대한 한국 정부와 사회의 개방적 자세로 이주민 유입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민족ㆍ문화간 충돌과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교회는 이주민과 원주민간의 갈등 해소, 이슬람 등 타종교인들이 증가되는 도전에 직면해 선교적 도전을 받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주민의 증가로 교회 내 구성원의 변화에 대해서도 예측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 또한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것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주민들의 한국 내 정주화(定住化)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외국인 이주민들이 한국 지역 교회의 일원으로서의 의미가 증가될 것이며, 교회가 이주민들에 대한 효과적인 선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복음전도와 함께 교육, 문화, 사회적 봉사활동 등 교회 밖에서의 다양한 선교전략과 함께 외국인에 대한 목사 및 장로 안수, 다문화적 시각에서의 주일학교 교육, 외국인 교회의 노회 가입 등 다문화 시대 부합된 교회 시스템에 대한 개정 노력을 각 교단별로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싣기도 했다.

우리나라 다문화 사역에서의 한국교회의 기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반추하고 이를 반성해보는 기획도 있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이주민 선교를 진행해 온 한국교회는 당시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불법체류자에 대한 벌금과 추방, 그리고 인권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는 이른바 '나그네의 친구' 역할을 해 온 한국교회의 역사를 유해근 목사의 기고를 통해 돌아보았다. 당시 한국교회는 이주민들을 위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에큐메니칼 연대를 통해 공동으로 '한국교회 외국인노동자선교협의회'를 구성, 대사회 대정부 차원의 홍보 및 투쟁을 통해 이주자 인권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다른 어느 종교나 다른 어느 단체보다도 큰 역할을 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교회 내에서도 가장 활발한 이주민 선교를 전개해 온 예장 통합 총회 소속의 다문화 선교 상황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올해 1월 통계로 예장 통합 소속 교회 중 109개 교회에서 다문화예배를 드리고,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18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 인권에 대한 한국교회의 절대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각으로 한국교회 선교를 반성하는 글도 게재됐다. 지금까지의 한국교회가 다문화가족을 대하는 태도는 지난 30년간 일시적이고 시혜적 입장이었으며, 심하게 말하면 '갑질'을 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지적을 한 김경태 목사는 앞으로의 다문화 선교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이주민들이 우리의 것을 알기 위한 시간을 주어야 하며, 한국교회는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쌍방간 종교적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열릴 때까지 사랑으로 보듬고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제 다문화 선교는 한국교회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들을 통해 한국교회의 지형 또한 바뀔 것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놓아야 할 시점이다. 이와 함께 '다문화 선교'라는 명제는 단순한 담론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총회와 노회 차원의 이주민 선교 매뉴얼이 제작되고, 각 교회와 목회현장에 적용되어야 한다. 선교적 관점에서도 이 땅에 나그네로 온 이주민들은 한국교회의 선교와 섬김을 통해 또 다른 선교자원이 되어 자신들의 본국에 직간접적인 선교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성도들은 예수님 또한 한때 애굽으로 피신한 이주민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가 만나는 이주민들이 변장한 예수 그리스도라는 생각으로 나눔과 섬김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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