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에 대한 신학적 입장 정리

GMO에 대한 신학적 입장 정리

[ 교계 ] 기독교환경연대 집담회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5월 26일(금) 19:11

세계적으로 유전자변형(GM) 농산물이 상용화된지 21년이 흘렀다. GM농산물과 식품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GM작물을 직접 재배하진 않지만 GM식품 수입 세계1위 국가이다.

과학과 신학이 GMO를 바라보는 관점의 접점을 찾고 대화가 필요한 이때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이사장:김정욱)와 연세대 생태와 문화 융복합센터는 지난 19일 연세대 신학관 교수회의실에서 'GMO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 집담회'를 열고 과학자와 신학자를 초청, 유전자변형생물체(GMO)를 바라보는 견해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정욱 이사장(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은 인삿말을 통해 "GMO문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라며, "신학적 입장을 정리해야 성도들이 혼란을 겪지 않을 것이고 이번 집담회를 통해 신앙적 신학적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덧붙여 "식물의 유전자변형 뿐만 아니라 돼지에게 사람의 간을 갖고 태어나게 하는 최근의 유전자변형 관련 실험은 수많은 실험실패 동물의 처리 등 생명을 경시하는 문제가 심각하고 인간의 장기를 갖고 태어난 동물을 얼만큼 인간으로 볼지 동물로 볼지 판단하기 어려운 윤리적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현식 소장(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발제는 신학자가 보는 GMO를 주제로 곽호철 교수(계명대)가, 과학자가 보는 GMO를 주제로 전방욱 교수(강릉대 생물학과)가, 목회자가 보는 GMO를 주제로 한경호 목사(횡성영락교회)가 발표했다.
신학자의 입장에서 본 GMO를 발제한 곽호철 교수는 "제한조건을 분명히 하면서 GMO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GMO를 악으로 규정 시 기독교는 과학과 분리되기만 할 뿐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GMO자체를 비판하기보다 GMO를 이용하는 정치구조와 지배권력이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과학자가 보는 GMO를 주제로 발제한 전방욱 교수는 "공공기관과 국제기구는 GM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며, "GM 목화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자살율도 증가된 바 없다"는 등 GMO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 영향을 일축했다. 단, 연구실 안에서 이뤄지며 통제되는 GMO실험은 안전한 것이나, GMO작물을 야외에서 재배시 정상식물과의 유전자 교환 등 전체 생태계에 피해가 확산될 수 있고 통제가 불가능해 위험할 수 있다고 인정하며, "한 사람의 과학자로서 GMO를 반대하나,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GM을 적극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GMO에 대한 목회자의 입장을 발표한 한경호 목사는 "GM은 모든 경계를 허물어버려 자연질서를 훼손하고 파괴할 우려가 크다"며, "GMO는 핵과 마찬가지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며, 과학기술 자체보다 정치 경제적인 배경적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즉 GM농업이 결국 농업의 기업화, 대규모화, 화학화, 기계화, 단작화 시켜 '죽임의 농업'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발제자들의 발표 후 참석자들은 토론을 이어졌다. 아프리카 선교 현장에서 사역한 한 참석자는 "아프리카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우기에 물을 저장해 놓을 댐과 같은 기반시설이지 GMO작물이 아니다"라며, GM작물이 아프리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발제자에게 항의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발제자들이 대표적인 GM기업인 몬산토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말하며, "정확한 논문의 근거 없이 GMO를 옹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정의로운 연구는 기술과 윤리가 처음부터 함께 해야 한다며 과학의 윤리성을 강조해 GMO에 대한 위험성과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집담회 및 관련 모임을 통해 기환연은 생태신학 문서를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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