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기획> 교회 '수평이동' ①

<총회 기획> 교회 '수평이동' ①

[ 교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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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월 22일(월) 11:46

'수평이동'. 개신교에서는 교인이 출석교회를 옮기는 경우에 이 용어를 사용한다. '수평'은 기울지 않고 평평한 상태를 뜻하면서, 지구 중력의 방향과 직각을 이루는 방향을 말한다.

개신교에서의 수평이동은 단순히 옆으로 이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평한 상태를 무너뜨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야기시켜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초 목회(신학)연구기관 3곳이 공동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교회들은 재적교인들의 수평이동이 극심했고 새교인의 유입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수평이동 교인들의 비율은 조사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대체로 전체 교인들의 45~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쉽게 말해 1000만명에 육박하는 개신교인 가운데 약 500만명 정도가 교회 수평이동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개인의 신앙의 자유를 감안한다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타 교회로 옮기는 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수평이동이 주로 중대형교회로의 유입이라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교인의 수평이동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우선 이사나 전근 등으로 연고지가 바뀌며 어쩔 수없이 수평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교인 입장에서는 새 연고지 주변 교회의 교리가 기존에 출석하던 교회와 두드러진 차이점이 없다면 굳이 멀리 떨어진 교회를 선택하지 않는다.

'익명의 그리스도인'을 선호하는 교인들의 안일한 신앙관도 수평이동 현상의 한 이유다. 이런 수평이동은 주로 중대형교회에서 많이 일어난다.

작은 규모의 교회를 다니다보면 아무래도 봉사활동이 많아지고 생활에 간섭을 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중대형교회에 묻혀 조용히 신앙생활을 영위하려는 목적이다.

그리고 교인 자신의 신앙관이 맞는 곳을 찾거나 설교를 잘 하는 목회자를 찾아가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교회를 찾아 떠나기도 한다. 자동차 보급률이 높고 대중교통이 편리해지며 거주지와 멀더라도 교인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교회를 찾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교육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진 중대형교회로의 수평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된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는 "수평이동 현상이 최근 두드러진 것은 교인들이 종교에 대해 예전처럼 헌신적이지 않은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전제하며, "헌신할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작은 규모의 교회에서 봉사하는 경우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막연한 두려움을 가져 중대형교회로의 수평이동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또 조성돈 교수는 "또한 교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소위 '맞춤형 교회'를 선택할 때 외형적으로 크거나 프로그램이 많다면 신뢰부터 하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중대형교회는 일종의 보장을 받아 수평이동이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수평이동이 일반화 되다보니 무분별한 사례도 나타난다. 최근에는 일부 교회들 사이에서 새교인을 맞으며 수평이동을 거부하는 자정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환영하기도 한다.

목회자 과잉배출, 개척교회 난립, 교인 감소 등 교회가 숫자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시대환경에서 결국 교회를 키우려면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교회로서는 신앙을 이미 갖고 있거나 제직 이상의 훈련된 직분자들이 등록을 위해 찾아오면 거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A교회의 경우, 기존에 다른 교회를 잘 다니던 이들을 심방해 자신들의 교회로 오게 만들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교회 교구 목사들은 "일종의 교인 끌어모으기에 대한 할당제가 있어 일부 수평이동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B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전도잔치를 통해 새교인 보다는 타 교회 교인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이 교회는 매년 500명 이상이 전도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계상 수평이동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는 수평이동과 관련한 기고를 통해 "수평이동이 전무할 수는 없지만 수평이동 때문에 교인이 불어나 성장하는 교회도 있는데, 그 그늘에서 작은교회들은 아파하고 있다"며 "교회는 크고 작음을 떠나 교회다워야 한다. 올바른 목회윤리를 지켜야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상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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