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신자들의 선교적 삶 복원해야 한다"

"모든 신자들의 선교적 삶 복원해야 한다"

[ 목회·신학 ] 목회윤리세미나, "'만인사제론'의 현대적 실천은 평신도 사역 중심의 '유기적 교회'로의 전환"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05월 18일(목) 08:35

500년 전 루터가 주창해 당시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던 '만인사제론'. '모든 신자들은 세례를 받음과 동시에 모두 사제의 직을 갖게 된다'는 루터의 '만인사제론'을 현대에 실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교회'를 평신도 사역을 중심으로 하는 '유기적 교회'로 전환해야 하며, 모든 신자들의 선교적 삶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 맞아 역사적 기념도 중요하지만 개신교회들의 문제점을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지난 11일 장신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새로운 목회 모델' 주제로 열린 목회윤리세미나에서는 새로운 목회 모델을 향한 신학자, 목회자, 평신도 등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냈는데, 특히 이날 첫 발제를 맡은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루터의 만인사제론에 근거한 새로운 교회론과 실천적 대안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열린 2017년 1학기 목회윤리세미나는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원장:김은혜)이 주최하고 청북교회(박재필 목사 시무)가 후원했다.
 

이날 성 교수는 새로운 종교개혁의 흐름으로 지난 15여 년 동안 북미와 호주에서 활발히 전개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운동과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영국교회의 '선교형 교회(Mission Shaped Church)' 등 현대의 새로운 교회운동을 소개하면서, '만인사제직'의 실천적 사례로 그 가능성과 함께 한국교회를 향한 적용과 실천을 제시했다.

'선교적 교회' 운동은 90년대 중반 변화된 상황에 따라 기성교단과 교회들이 북미에서 영향력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을 때 새롭게 형성된 운동이다. 그는 "선교적 교회는 지금까지 제시됐던 무수히 많은 교회성장 프로그램이나 효율적 운영을 위한 방식이 아닌 먼저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신학적 시도였다"고 말하고, "'제도적 교회'와 결합하면서 무뎌진 '만인사제론'의 현대적 실천은 교회의 사도성을 전문적으로 길러낸 성직자 집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보냄을 받은 공적 삶의 영역에서 수행하는 선교성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 '선교적 교회'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은 말하는 자의 입장이 아닌 듣는 자의 입장으로 바껴야 하며 우리가 사역하려는 이웃이나 하부 문화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먹고 마시며 함께 해야 하기에 카페, 도서관, 광장 그 어디서든 이웃과 지역사회의 필요에 반응해야 한다는 것.

또한 영국 성공회의 '선교형 교회' 운동은 "교회를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임으로 인식하는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교회가 한 지역에 개척되어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한 장소, 영역에 머무는 것 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문화와 네트워크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선교형 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새롭게 개척된 교회들의 52%가 평신도에 의해서, 그리고 40%가 공식적인 권한이 없는 이들에 주도 되었다"며, "'선교형 교회'가 성공적으로 실행되려면 평신도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직자 중심의 지도력에 의존하는 이유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선교적 삶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에 더 적극적으로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신자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은사에 따라 선교적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만인사제직' 실천을 위해 현재의 성직자 양성체계 및 안수 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학교 과정이 성직자의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이 아닌 전문성을 훈련하는 과정이 돼야 하고, 평신도들에게 개방적인 신학훈련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만인사제직'에 대한 확고한 신학적 신념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성공회의 경우 교회개척을 위한 '개척자 훈련과정'을 신학생과 사역자들을 따로 구분하여 지원하며, 평신도들의 훈련도 따로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한국교회도 이러한 과정을 신학교나 총회가 전담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해 평신도와 함께 목회자가 사역의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회의 운영과 예배와 같은 목회활동에도 일정 수준에 이른 평신도들의 참여를 허용해야 하고, 성직자의 개념을 교역자와 사역자의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교회의 조직도 조직을 유지하고 교인을 관리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기독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교회 밖의 아픔에 동참하는 사역을 위한 조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지역 사회에서 은사에 따라 섬기는 일은 모든 신자들이 감당해야 할 세상을 향하는 사제직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을 만들기, 지역공동체 운동, 사회적 기업과 공유경제 운동 등에 교회가 참여함으로써 지역을 변화시키고 섬기는 일에 평신도들의 다양한 은사가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모든 신자가 사역자로 살 것을 결단하도록 인도하는 것이 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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