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ㆍ정체는 비본질…교회의 덕 먼저 세워야"

"직제ㆍ정체는 비본질…교회의 덕 먼저 세워야"

[ 교계 ] 바른교회아카데미 공개세미나서 박경수 교수 제언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02월 14일(화) 10:14

본질이 아닌 비본질적인 것으로 인해 갈등 구조에 놓인 한국교회를 향한 일침이  13~14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열린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이장호) 제21회 공개세미나에서 있었다.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한국교회의 개혁과제를 이야기하다'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신학자, 목회자, 현장전문가가 참여해 '만인제사장론', '교회의 정치제도와 직제', '교회의 사회적 신뢰회복' 등의 분야에서 발제가 진행됐다.

이날 '한국장로교회 직제와 정체의 개혁을 위한 제언'을 한 장신대 박경수 교수는 한국장로교회의 뿌리가 되는 16세기 제네바교회와 몸통이 되는 '미국장로교회' 그리고 본교단의 헌법에 나타난 직제(職制)와 정체(政體)를 비교하면서 한국장로교회의 현실과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제언했다.

박 교수는 '항존직'이란 용어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항존직(permanent office)이란 용어는 그 직무를 말하는 것이지 직무를 맡은 사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네바 교회법령이나 미국장로교회 규례서도 목사, 장로, 집사를 항존직으로 규정하지만 그 사람이 70세까지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 교회가 존재하는 한 목사, 장로, 집사의 사역은 언제나 계속돼야 함을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제 끝에 다섯가지의 개혁을 위한 의견을 제시한 박 교수는 "직제와 정치체제는 복음의 본질이라기 보다 비본질적(아디아포라, adiaphora)인 영역에 속한다"며, "직제와 정체의 문제 때문에 사생결단하려는 식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못박았다. 또한 "교회안 직분의 목적은 교회의 덕과 유익을 위한 것이며, 그 직분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더욱이 계급이나 서열은 아니다"라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목사임직에서 장로의 역할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것이 주님의 몸인 교회에 얼마나 덕이 되는가 하는 것이 초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사 임직식에서 안수 의식이 중세 로마교회의 미신적 예식으로 변질되었으니 안수를 하지 말고 기도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한 장로교회의 토대를 놓은 칼뱅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안수 행위 자체는 '비본질적'인 것으로 본질은 내가 맡은 직분으로 교회의 덕을 세우고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노회의 역할과 중요성 복원, 총대수 축소와 구성에 있어 다양성과 포용성 반영, 사역자의 고용 아닌 청빙 등을 제안했다.

이번 세미나는 '만인제사장론에 대한 이해와 평가'에 대해 김판임 교수(세종대)ㆍ홍지훈 교수(호남신대)ㆍ지형은목사(성락성결교회)가, '교회의 정치제도와 직제'에 대해 박경수 교수(장신대)ㆍ박원호 목사(주님의교회)ㆍ이국운 교수(한동대)가, '교회의 사회적 신뢰회복'에 대해 김인옥 교수(장신대 초빙)ㆍ정재영 교수(실천신대)ㆍ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가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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