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잃은 교회, 다시 성경으로

방향 잃은 교회, 다시 성경으로

[ 교계 ] 종교개혁 499주년, 의미 되새기는 학술대회 잇달아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10월 24일(월) 16:43

10월 31일, 499주년을 맞는 종교개혁주일에 즈음하여 500년 전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 시대의 교회 갱신과 사회 변혁의 소리를 높이는 학술대회가 교계에 잇달아 열리고 있다.

 

▲ 지난 21~22일 소망수양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회 제45차 정기학술대회. 학술대회에 참석한 400여 명의 신학자들이 개회예배에서 세상의 바다를 비추는 진리의 등대되기를 다짐하며 찬송을 부르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노영상)는 지난 21~22일 양일간 소망수양관에서 '종교개혁과 후마니타스(Humanitas):기독교는 '헬조선'시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가?'를 주제로 제45차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인간다움이 실종된 오늘의 세상과 교회를 위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의 인간다움을 회복시킬 대안을 모색했다.

노영상 회장(호남신대 명예총장)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해는 성경을 통한 신에 대한 바른지식에서 더욱 명료해지며, 신학자 칼빈은 인간의 고통들을 잘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바른 신지식에 다가갈 수 있고, 하나님에 대한 바른 계시가 인간에 대한 바른 지식과 존엄성에 대한 인식으로 인도한다고 말한다"면서 "주제강연을 비롯해 13개 학회가 양일간에 걸쳐 발표하는 40여 개의 신학적 향연이 민족을 위한 희망의 단초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유안 카메론 교수(유니온신학교)의 '프로테스탄트 개혁의 교리적, 인문주의적 측면:한국과 서구의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그 선포를 재확인하고 재발견할 방법에 관한 역사의 제안', 폴 림 교수(밴더빌트대학교)의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가요?:피코 델라 미란돌라로부터 루터와 칼빈까지의 신학적 인간론',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헬조선'과 '개독교' 시대에 한국교회와 인문주의' 등의 주제강연과 함께 지학회의 자유주제 발표 및 지정주제 발표 시간이 이어졌다.

유안 카메론 교수는 '세속화하는 사고방식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현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회가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끌기 위해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복음을 재형성하거나 고쳐 만들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마틴 루터는 청중이 스스로 성경에 따라 판단하고 그들의 입장을 입증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한 "복음은 상품 매매가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복음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의 숫자에 의해 판단되지 않는다"며, "종교개혁의 가르침의 빛 속에서 그리스도교적 선포의 틀을 다시 짜는 것은 전략이나 전술이 아니라, 우리의 최선의 정직함과 우리의 전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행중인 '헬조선'과 '개독교' 현상을 살피며 이런 위기 속에서 인문주의 정신과 유산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피력한 배덕만 교수는 "교회는 인간에 대한 인문주의적 가치에 주목하며, 인간을 상품이 아니라 생명체ㆍ인격체로 존중하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하고, "모든 교리와 관행 위에 성경을 두어 이교적ㆍ세속적 요소를 제거하고 교회 안에서 주인행세 하는 우상들을 파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교회는 성경에 대한 진지하고 정직한, 철저한 연구와 묵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현실과 상황에 대해 교회는 정직하고 총체적으로 이해하며,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 과정에 교회와 신학은 인문학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당시 인문주의자들은 대학과 교회를 지배하던 스콜라주의를 당당하고 날카롭게 비판했고, 교회의 전통이란 미명하에 성경적 진리를 억압ㆍ왜곡하던 당대의 교회를 향해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면서, "신학자들이 저항하는 지식인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 말씀으로 돌아가 정치, 사회, 문화 속에서 제역할을 감당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세미나도 있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이종윤)은 지난 17일 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종교개혁과 오늘의 한국' 주제로 제50회 학술세미나를 열고,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매이는 교회와 사회에 일침을 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종교개혁과 한국의 교회개혁' 주제로 강연한 김성봉 목사(신반포중앙교회)는 "우리가 속해 있는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주님의 교회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봐야 한다면서 "이는 건물, 사람 수, 재정 규모의 문제가 아닌 교회의 교회다운 표지가 제대로 드러나는가에 대한 문제로, 건전하고 바른 말씀선포, 성경의 가르침대로 바른 성례, 공명정대한 권징, 실천적 삶 등이 시행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때 한국교회를 통한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교회 개혁을 강조했다.

지난 20일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임성빈)가 마련한 제14회 종교개혁기념 학술대회도 오늘의 한국교회가 부패와 타락의 길로 치닫고 있는지 않은지 먼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를 높였다.

'루터사상과 한국교회 개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김철홍 교수의 '루터의 칭의론을 둘러싼 논쟁:루터가 실수한 것인가? 새관점이 실수한 것인가?', 엄진섭 박사(한국루터연구센터 원장)의 '한국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루터사상의 몇 가지 특징들' 제하의 발표와 논찬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 "현재 목회 현장의 윤리적 상황이 악화되어 있으므로 전통적 이신칭의(以信稱義)의 복음 대신 행위를 강조하는 복음을 가르쳐야 한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행위를 구원의 조건으로 하면 성도들의 삶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면 복음이 손상된다"면서 "이신칭의와 복음을 견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악행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선행을 하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칼빈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를 강조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