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쉴 권리' 지켜져야 한다

청소년들의 '쉴 권리' 지켜져야 한다

[ 교계 ] '쉼이있는교육-학원 휴일 휴무제' 법 제정 범국민 캠페인 출범식 가져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05월 09일(월) 19:04

입시ㆍ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교육ㆍ시민단체들이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를 위해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했다.

쉼이있는교육시민포럼은 지난 3일 창비에듀50주년기념홀에서 범국민 캠페인 출범식을 갖고 대한민국 학생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쉼이있는 교육'을 제안,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범국민 온라인서명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시민포럼은 어른들의 법정근로시간이 주당 40시간이 기준인데 반해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저녁도, 주말도 없이 어른들의 두 배에 달하는 주당 70~80시간의 학습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밝히고 학원의 심야영업과 휴일영업을 규제하는 입법이 시급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재 학원교습시간을 10시까지 제한하는 조례가 있는 교육청은 전국 17개 교육청 중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5군데로, 초중고학원 교습시간이 12시까지 허용되고 있는 곳도 상당수다. 학교교육 정상화 시책 추진실태를 조사한 감사원 보고서(2015)에 의하면 서울 강남의 학원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밤 12시 30분까지 영업하는가 하면 새벽 1시 넘어 영업을 한 경우도 적발됐다.

좋은교사운동 설문조사(2014) 결과에 따르면 '일요일에 학원을 다닌다'고 답변한 중학생은 44%, 고등학생은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요일 학원 휴무제'에 대해서는 학생 85%가, 학부모는 95%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운동 추진계획을 발표한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공동대표는 "일요일 학원 휴무 법안에 대해 학부모가 95%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고 말하고, "혼자서 학원을 그만두는 것은 불안하지만 모두가 함께 한다면 찬성한다는 심리로 해석한다"며, "개인 간의 무한 경쟁으로 인해 모두가 피곤해지면서도 실익이 없는 제로섬 게임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쉼이 있는 교육'은 하나님의 교육원리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인 '안식'의 의미를 회복하고, 주일성수를 온전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14년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기독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이 손을 잡고 '쉼이 있는 교육'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취지에 공감하는 30여 명의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쉼이 있는 교육은 교육영역에서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고 말하는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쉼이 있는 교육은 자녀교육회복운동이자 주일성수운동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입시이데올로기, 출세주의 등 세속적 가치관을 버리고 올바른 신앙을 회복하는 일종의 신앙회복 운동"이라고 설명하고, "왜 공부하는지 목적을 잃어버린 채 '월화수목금금금' 학생들을 죽음과 고통으로 몰아가는 지금의 '죽음의교육'을 크리스찬들이 먼저 생명교육으로 회복하자"며, "기독가정부터 실천한다면 교육의 왜곡된 현장을 바로잡을 수 있다. 실천운동으로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범식에서 축사를 전한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는 "안식일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자율적으로 되지 않을 땐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며, "지금의 사회교육은 약자를 불행하고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덜 경쟁적인 사회가 되고 아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서 시민포럼은 '학원휴일휴무제를 통해 무한경쟁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과도한 공부를 강요하지 않을 것 △교사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강제적인 보충이나 야간자율학습을 강요하지 않을 것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것 △학원장들은 자발적으로 심야영업과 휴일영업을 하지 않을 것 등 실천사항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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