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지금 플라스틱 몸살 중

바다는 지금 플라스틱 몸살 중

[ 힐링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6년 05월 09일(월) 11:00

우리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생필품으로 자리잡은 '플라스틱'. 1년에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은 약 2억 8000만 톤이며 UN환경계획 보고에 의하면 매해 약 1000만~2000만 톤이 폭우나 태풍 또는 고의적 유기로 인해 바다로 흘러간다.


주위를 둘러보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제품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매일 쓰고 만지는 일상물품의 약 70%가 플라스틱 제품이다. 음식의 보관용기부터 다양한 생활가전용품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플라스틱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만능재료이다. 그러나 얇은 크린랩 한장이 분해되기까지는 50~80년, 페트병 하나가 분해되기까지는 80~150년이 걸리며 그마저도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아 지구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
 
플라스틱제품의 30%는 일회용품
 
플라스틱의 약 30%는 포장용 봉투, 컵, 패스트푸드용 그릇과 같은 1회 용품에 사용된다. 이렇게 짧게는 몇 초간, 단 한번 쓰고 쉽게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분리수거가 되지 않을 경우 바다로 흘러들게 된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분리수거율은 최대 65%정도이며 더이상 높아지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실정이다. 플라스틱은 특성상 유해물질을 잘 흡착하고, 자외선과 바람에 의해 잘게 잘라져 크기가 작아지면서 해양동물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며, 먹이사슬을 따라 독성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한 어류가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게 된다.
 
바다에 생성된 '플라스틱 섬'
 
미 해양대기관리처에 따르면 태평양 한 가운데는 한반도 면적의 7배나 되는 거대한 쓰레기 지대가 존재한다. 1997년 요트 항해사인 찰스 무어 선장('플라스틱 바다' 저자)이 북태평양 환류지대에서 처음 발견한 이 거대 쓰레기 지대는 90%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어 '플라스틱 섬'이라 불리며 PCB(폴리염화바이페닐), DDT(발암물질) 등 다양한 독성화학 물질을 흡수해 해양 먹이사슬을 위협하고 있다.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 조각이나 끈, 빨대를 먹이인 줄 알고 섭취한 해양동물들은 배에 플라스틱 조각이 가득 차거나, 식도가 막혀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매해 10만 마리의 해양 포유동물, 100만 마리의 바닷새들이 플라스틱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이명애 작가는 플라스틱 섬 전시회를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받는 해양생물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해 플라스틱의 폐해를 고발했다.

전 세계 바다에는 대략 5조 2500억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있으며 그중 92%가 크기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자외선이나 충격에 의해 자연분해된 조각들이다. 크기가 1mm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들도 있는데 '마이크로 비드'라 불리는 플라스틱 조각들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치약, 비누, 각질 제거 세안제 등에서 배출된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물 속에서 '플라스틱 스모그' 현상을 일으키며 바다생물은 물론이고, 우리가 섭취하는 소금, 해산물 등에도 침투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의 설명에 의하면 바닷물 10㎥ 안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의 갯수는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경우 10개 정도지만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에는 100~1000개, 한국 남해안 일대에는 1000~1만개가 발견되었다.
 
착한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
 
세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바이오플라스틱은 매립하더라도 땅 속에서 분해되어 환경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운 친환경 소재이다. 옥수수 같은 식물유래 자원의 재생가능한 물질인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과 일정한 조건의 환경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통틀어 바이오 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폐기할 때 소각처리 하지 않고 매립하여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수 개월 안에 물,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으로 완전 분해된다.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일반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이 분리수거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 해양오염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 데니스 코데르 시장은 2018년까지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고, 음료업체들의 플라스틱 생수병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퀘백에서만 매년 7억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땅에 매립되고 있어 플라스틱이 심각한 공해 요인임을 인식한 조치이다. 네덜란드는 2017년까지 정부와 포장산업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봉지 PVC 포장재 등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포장재 비율을 45%까지 높이기로 합의했다.
 
철저한 분리수거와 해양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플라스틱 건더기가 넘실대는 수프와 같은 바다'를 조금 더 깨끗하게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다. 당장 오늘부터 바다를 위해 비닐봉투 사용을 하나라도 줄여보는 불편한 실천을 해보면 어떨까?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실천방안>
 
1.일회 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외출 시 개인용 수저, 보틀병, 장바구니 등을 갖고 다닌다.
2.재활용 분리수거 원칙을 정확히 숙지하고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을 이행한다.
3.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새제품 구매를 자제해 생산과 소비를 줄인다.
4.미세 플라스틱(마이크로 비드)이 들어간 치약, 세안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스크럽제를 만들어 사용한다.
5.사무실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품 사용 시 분리수거 되지 않으므로 머그컵 사용을 생활화 하고 사용한 일회용품은 가능한 집으로 가져가 분리배출 한다.

<천연각질제 만들기>

재료: 베이킹소다, 오트밀가루(또는 미강)
만드는 법: 베이킹소다와 오트밀가루를 1:1로 계량해 잘 섞어 준다.
사용법: 적당량을 덜어 물을 섞어 걸죽하게 만들어 스크럽이 필요한 부위에 바른 후 살살 문질러 준다.(베이킹소다:오트밀가루:물=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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