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안 속 숨겨진 종교 편향

정부 예산안 속 숨겨진 종교 편향

[ 교계 ] 문광부 종무실 예산 중 70.7% 불교에 편성, 기독교는 9%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03월 21일(월) 16:30

올 한해 기독교 문화 활동에 지원되는 정부의 지원금은 얼마나 될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종교, 종단, 종파 등의 사무를 관장하는 종무실의 예산을 살펴보면, 전체 예산 548억 8200만원 중 기독교(천주교 포함)의 이름이 붙은 예산 편성은 49억 70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9% 정도 인데 반해, 불교(진각종, 천태종 등 포함) 이름이 붙은 예산은 전체의 70.7%를 차지하는 388억 400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은 전년대비 10%가 증가한 5조 4948억 원이고 이중 종교, 종단, 종파 등의 사무를 관장하는 종무실 예산은 문광부 예산의 약 1%인 548억 8200만원이다. 종무실은 주로 종교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전통종교 문화유산을 보존하며, 종교문화 시설을 건립하는데 예산을 배정한다.

지난 2월 22일 게시된 2016년 종무실 예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예산의 절반이 훌쩍 넘는 308억 1400만 원이 전통사찰 보수 정비,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구축, 불교종합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편찬 등 전통종교 문화유산보존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해 예산(274억여 원)의 12%인 33억 3000만원을 증액한 금액으로 종무실 전체 예산의 56.15%에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종무실이 예산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종교문화 활동지원'으로 이웃종교 이해 및 종교연합 활동지원, 종교의 사회통합기능 강화, 종교문화 행사 지원 등에 전체 예산의 29.86%인 163억 8800만원을 배정하고 있는데, 이중 종교문화 행사지원에는 77억 8400만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불교에는 '전통종교문화 유산보존'이란 명목 아래 308억 여원의 예산이 집행되고, 별도의 항목인 전통 불교문화축전에도 21억의 예산이 배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종교문화 행사지원의 예산을 가장 많이 지원하는 종교도 불교로 27억 9000만원이 배정돼 있다. 불교에 이어 예산 책정이 높은 종교는 유교로 17억 6900만원이 지원된다. 반면, 개신교 뿐 아니라 천주교의 문화행사도 함께 지원되는 기독교의 예산 금액은 7억 5700만원으로 천도교(문화행사 지원) 예산인 8억 7200만원보다도 적다.

게다가 올해 종무실은 각 종교의 문화행사 지원을 위해 예산을 14억 9000만원 증액했는데, 불교와 천도교가 지난 해보다 5억 3000만원, 5억 원이 각각 증액된데 반해 기독교는 이들 종교의 절반도 안되는 1억 8000만원만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기독교 예산으로 편성된 항목을 살펴보면 생명문화 존중사업에 4억원, 기독교 문화행사 지원 3억 7700만원, DMZ 평화의 바람(신규)에 3억원,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열린 문화 대축제(신규)에 8000만원, 극동방송 창사 60주년 기념사업에 1억 5000만원, 2016 디아코니아 코리아(신규) 사업에 5억원, 기독교 인물 관련 3ㆍ1운동 활동연구(감리교/신규)에 2억원 등 20억 700만원을 비롯해 천주교 종교문화시설 건립에 29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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