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포에 떨고 있는 지구촌...봄은 올까?

테러 공포에 떨고 있는 지구촌...봄은 올까?

[ 교계 ] 파리 테러 후 세계적으로 갈등 확산, 보복 폭격 이어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11월 24일(화) 10:22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3일 급진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들에 의해 연쇄 테러공격이 일어나 130명 이상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 충격에 빠진 가운데 그 여파로 국제사회의 평화 분위기도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프랑스는 테러 직후 이틀만에 미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UAE, 덴마크 등과 연합군을 조성, 시리아 및 이라크에 위치한 IS 기지에 대해 수십 차례에 걸쳐 공습을 실시했다. 또한, 19일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 호를 출격했다. 샤를 드골 호는 전투기 40대를 실을 수 있어 앞으로도 IS 본거지에 대한 공습이 훨씬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본격적인 폭격이 예고되자 IS는 주민들을 볼모로 삼아 인간 방패 전략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직원들은 민가에 은신시키고 민간인들은 철창에 가둔 뒤 주요 시설물 안에 배치해 공습을 피하겠다는 전략이어서 IS의 잔혹한 전략에 죄 없는 민간인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IS는 추가 테러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어 프랑스는 물론, 미국과 영국 등의 서방국가는 물론, 중국 등의 아시아 국가까지 테러 발생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IS의 파리 연쇄테러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시리아 등을 탈출하고 있는 난민들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파리 테러범들 중 일부도 난민으로 위장해 그리스로 잠입한 뒤 프랑스로 건너온 것으로 확인되어 테러에 대한 위협으로 인해 난민들에 대해 유럽의 각 나라들이 국경을 닫을 조짐이 보이기 때문.
 
이외에도 이번 연쇄 테러는 일반인들의 삶도 크게 변화시켜 놓고 있다. 안전한 장소는 없다는 만연한 불안감의 확산은 현대인들의 심리에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중동인, 특히 이슬람 신자들에 대한 반감이 노골화 되고 있다. 파리 연쇄테러 후 미국에서는 모스크에서 꾸란이 훼손되고 인분이 투척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캐나다에서는 무슬림 여성이 남성 2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등 노골적인 반이슬람 행태가 벌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에는 IS의 대원이 난민으로 신분을 위장해 각 나라로 흩어져 있다가 테러를 자행하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lonely wolfㆍ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산발적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테러로부터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의 김진대 사무총장은 "IS를 공격하는 국가들이 우선 타겟이 될 것이지만 현재 IS가 전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도시든 타겟이 될 수 있다"며 "대한민국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 레바논 등 중동 분쟁지역에 군대를 파송하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이 보면 적대 대상이고 성전의 대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18일 경찰청이 IS와 연계된 '알 누스라'란 조직을 추종하는 인도네시아인을 체포한 사건에서 곧 현실이 됐다. 체포된 인도네시아인은 경복궁 및 도봉산 등에서 알 누스라 깃발을 흔드는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으며, 숙소에서는 모형 소총과 단검, 이슬람 원리주의 서적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 누스라는 IS 두목 '알 바그다디'의 지시로 시리아에서 출범해 지난 6월 시리아 드루즈 지역 주민 20명을 학살했고, 작년 8월에는 시리아에서 활동 중이던 유엔평화유지군 45명을 납치하기도 한 테러단체다.
 
테러에 대한 공포는 또 다른 국민적 갈등과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은 최근 현행법상 테러단체를 선전 선동해도 테러를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테러방지법의 필요를 역설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가정보원이 비대해지고 권한도 강화될 수밖에 없어 최근 대선 개입 등으로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진 상태에서 인권 문제를 우려한 국민적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파리 테러가 낳은 연쇄적 반응에 대해 기독교평화센터 소장 오상렬 목사는 "지금 전세계가 폭력의 악순환에 빠져 들고 있다"며 "폭격하고 지상군을 투입한다고 해서 IS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러한 상황은 지금까지의 서방의 중동정책, 유럽으로 유입된 무슬림들이 가난을 대물림하고 무시당하는 사회 구조 등 역사적이고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한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오 목사는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오갈 데 없는 난민들과 무슬림 혐오의 확산과 차별,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었을 때 이것이 오용되어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이라며 "우리 기독교인들은 비록 타종교인이지만 반이슬람 정서로 인해 폭력이 발생하거나 인권이 유린되는 것을 막고, 평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평화적 방법으로의 평화를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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