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와 기독교, '불편한 협력자' 돼야

민족주의와 기독교, '불편한 협력자' 돼야

[ 교계 ] 영국 에딘버러대 브라이언 스탠리 교수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5년 10월 26일(월) 17:14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선교연구원(원장:박보경) 초청으로 지난 22일 강연회를 가진 영국 에든버러대 브라이언 스탠리 교수는 "우리가 헌신된 민족주의자인 동시에 온전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아마도 그렇다(Perhaps, yes)'로 이는 성령의 은총의 특별한 수단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영국 선교역사학계의 대표적 인물로 세계기독교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스탠리 교수는 "역사는 민족주의와 기독교가 항상 '불편한 협력자'가 될 것을 시사하며 기독교 신앙이 조국에 대한 신념과 결합되었을 때, 그것은 식민주의적 압제나 불의의 다른 형태들에 대한 집단적인 저항의 동력이 된다"며, '민족주의와 기독교 : 친구 혹은 적?-20세기 동아시아 경험으로부터의 숙고'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20세기 대부분의 아시아에서 기독교와 민족주의가 상호 대립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한국은 놀랍게도 양자가 하나로 수렴되었던 예외적인 경우로 단연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탠리 교수는 "독립협회가 발행한 첫 한글신문인 독립신문이 감리교선교회의 삼문출판사에서 인쇄했고, 당시 부흥집회들은 정치적이지는 않았지만 종종 민족적인 작은 소리를 냈다"고 밝히고, "신자들은 자신들의 개인적 죄 뿐만 아니라 한일병합의 비극을 이끈 민족적인 죄도 고백했으며 반식민주의 저항인 삼일운동에 참여해 투옥된 9400명 중 2003명이 개신교인들이었고, 이중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며, "한국 민족주의와 복음주의 기독교는 견실한 동맹을 맺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삼일운동 이후 복음적인 영성과 정치적 행동주의의 통합은 약화되었고, 교회가 더욱 커지고 개신교와 번영이 더욱 긴밀해질수록 '남용'이 드러났고, 특히 재정적 측면의 남용이 드러났을 때 교회는 사회로부터 부정적인 평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 통일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남한의 크리스찬들이 기독교윤리의 구별성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 통일의 기본 원칙"이라고 전제하고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은 '기적'인데 역사는 늘 기적에 가득차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강연회를 마치며 "소외된 이들을 위해 소리를 높이는 것은 크리스찬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 위에 하나님의 또다른 통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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