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경직된' 당회도 '춤추게' 한다

문화는 '경직된' 당회도 '춤추게' 한다

[ 문화 ] 제주성안교회 문화 정책 당회, 현장서 창의적 아이디어 얻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10월 20일(화) 15:25
   

수직적이고 경직된 교회 회의 문화를 보다 자유롭고 유연하게 진행할 수는 없을까?
 
경치 좋은 교외에서 '당회원들간 족구 게임-목욕-저녁 식사-회의-1박 후 귀가'의 일정은 한국교회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정책당회 모습이다. 모처럼 몸을 움직이며 친교를 나누기는 하지만 정작 회의에 들어가서는 경직되고 위계가 분명한 평소의 회의 모습으로 돌아가곤 한다.
 
이러한 단조로운 패턴의 정책당회를 벗어나 새로운 정책당회를 시도한 교회가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제주성안교회(류정길 목사 시무)가 그 주인공으로, 이 교회의 새로운 정책당회의 키워드는 '문화'다.
 
제주성안교회는 지난 12~14일 37명의 당회원 및 가족이 서울의 문화시설과 공연을 체험하며, 새로운 문화 정책당회를 시도했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점은 총회 문화법인 허브의 프로젝트인 '꿈통' 프로그램에 참여해 문화예술공연을 체험하고, 창덕궁과 윤보선 생가, 창덕제일교회 및 안동교회 등을 가이드로부터 해설을 들으며 탐방하기도 했다.
 
제주성안교회는 이번 특별한 당회를 위해 총회 문화법인 허브에 컨설팅을 부탁해 모든 스케줄을 '문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게 된 것.
 
담임 류정길 목사는 "제주지역은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토착민들이 많아 복음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며 "'문화'라는 옷을 입고 복음을 전하고, 제주지역에 맞는 문화목회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당회원들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문화 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당회원과 부부동반으로 특별한 정책당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류 목사에 따르면 당회원들의 평가가 아주 좋고, 문화목회를 지향하는 교회로서는 이번 문화 체험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고.
 
류 목사는 "서울에서 각 지역사회에 있는 여러가지 문화들을 해설사들이 설명하며 지역을 돌았는데 문화 목회를 진행할 때 피부에 느낄 수 있는 삶의 현장의 이야기를 접목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저녁 공연을 통해서도 예술이 사람들의 마음이 이렇게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문화를 통해 교회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제거하고 방문하는 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목회를 통한 선교를 지향하고 있는 제주성안교회는 매년 성탄예배에는 연극을 준비해 공연하고, 담임목사도 직접 배우로 출연하기도 한다. 또한, 추수감사주일에는 모든 예배순서의 반주를 국악으로 하며, 평소에도 뮤지컬이나 연극을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연하기도 한다. 자체 미술관이 있어 지역 예술인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전시고 지역민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정책당회 때는 아니더라도 당회원들간 수시로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교회도 있다. 평북노회 연신교회(이순창 목사 시무)는 당회원들 부부가 연중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담임 이순창 목사는 "한달 전에도 전 당회원이 영화를 관람했고, 오는 30일에도 영화를 보고 함께 식사하기로 했다"며 "연신교회에서 목회하는 27년 동안 당회원끼리 뮤지컬, 연극, 마당놀이, 영화 등을 수시로 보러 다니며 교제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오랜 기간 당회원들이 함께 문화 공연을 관람하면서 많은 시간을 교제하니 이제는 거의 가족과 같은 개념이 됐다"며 "구성원들간 관계가 좋아지는만큼 당회 때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임하게 된다"고 당회원간 문화 체험의 장점을 설명했다.
 
문화법인 허브 사무국장 손은희 목사는 "문화목회는 물론, 문화적인 정책당회를 원하는 교회가 있다면 문화법인에서 기쁜 마음으로 조언과 컨설팅을 해드릴 수 있다"며 "문화체험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고 교회사역에 있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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