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주제, 시대정신과 잘 부합"

"'화해' 주제, 시대정신과 잘 부합"

[ 교단 ] 본보 취재기자 방담/ 제100회 '화해 총회'가 남긴 과제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10월 20일(화) 14:11
   

 제100회 총회가 지난 9월 14~17일 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역사적인 100회 총회가 낳은 결과와 남긴 과제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주제와 이슈, 총회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방담(放談)'을 나눴다.
 
 일시 : 2015년 10월 1일
 장소 : 본보 회의실
 참석자 : 박만서 편집국장(사회), 김성진 부국장대우, 차유진 차장, 장창일 차장, 표현모 차장, 최은숙 차장, 신동하 차장, 임성국 기자(본문에서는 기자들의 성(姓)만 기재)
 
 사회 : 제100회 총회는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모든 초점을 '화해'라는 키워드에 맞춘 총회였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시의적절 했는지, 그리고 이번 총회가 '화해'라는 주제에 걸맞는 총회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게 순서일 것 같다.
 
 표: 먼저 올해는 시대적으로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였고, 교계에서도 분열과 반목으로 그 어느 때보다 상호존중과 연합, 이해와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우리 총회가 '화해'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은 시대정신과 잘 부합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총회 전반적으로도 화합이라는 주제를 총대들이 각인하고 매 순간 기억할 수 있도록 주제를 반복해서 선포하고, 매일 아침예배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를 불렀던 점 등 총회의 기획적인 면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특히 지난 2년간 내홍을 빚어온 영남신대의 이사회와 일부 교수들이 총회 둘쨋날 오전 영남신대 조사 및 조정위원회의 중재와 노력으로 전면적으로 화해하고 합의한 것은 이번 '화해총회'의 가장 큰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전북노회문제도 해결점을 찾아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부여하고 싶다.
 
 김: '화해'를 주제로 내건 제100회 총회가 '화해'를 추진할 기구로 '특별사면위원회'와 '화해조정위원회' 구성을 허락받음에 따라 본격적으로 화해의 물꼬를 터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두 위원회의 구성은 교세 감소의 요인으로 손꼽히는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는데도 희망의 빛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대부분 교단들이 지난 9월 총회를 통해 교세통계를 보고한 결과를 보면 본교단 총회가 국내 교단들 중에서 교인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돼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갖게 됐다.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단계로 특별사면위위원회와 화해조정위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화해 총회'를 표방하면서 화해의 성립 조건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잘못이 드러나도 무조건 덮고 용서해 줄 것인지, 아니면 공개적인 회개와 반성이 선행된 후 화해와 용서가 뒤따라야 하는지 총대들의 생각이 차이가 있다. 특히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진정한 화해란 무엇인지 신학적, 철학적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장: 타교단 총회 취재를 한 제 시각에서는 '화해'의 의미를 교계 전반으로 보다 확장시켰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100회기 동안 타교단과도 허심탄회한 교류와 상호존중을 통해 교단간의 화합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명실공히 '화해총회'로서의 이름에 걸맞는 총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최부옥 목사 기자회견 자리에서 교단 총무 배태진 목사는 "예장 총회의 100회기 주제가 화해에 맞춰져 있는 만큼 이번 회기 동안 양교단이 좋은 만남과 교류를 가져야 한다"면서 '분열 이후 세월이 흘러 이제는 기장 총회나 예장 총회가 신학적인 차별성이 크지 않은 만큼 김재준 목사 파문 등의 일들에 대한 화해가 내년 제101회 총회 때 진행된다면 교단 간에 진정한 치유와 화해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며 교단 간 화해를 강조하기도 했다.
 
 사회: 총회에서 다뤄진 안건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역시 이번 총회의 최대 이슈는 연금 문제였다.
 
 김: 제100회 총회 최대 이슈는 단연 '연금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일간 진행된 총회 기간 중 연금재단 관련 논의는 사실상 하루도 빼놓지 않고 회자됐다. 첫째 날 저녁 공천위원회 보고에서 표결로 공천보고를 받았고, 둘째 날 임원회 보고에서는 연금재단 특별감사 중간보고에 이어 특별감사 기간을 2015년까지 연장하는 안을 표결로 처리했다. 셋째 날은 연금재단 직인을 서기부에 맡기는 긴급 결의에 이어 연금재단 이사 5인에 대한 해임건이 표결로 처리됐다. 총회 마지막날인 넷째 날에는 새로 공천을 마친 연금재단이 조직 보고와 위탁운영 등을 결의하는 것으로 4일간 연금재단과 관련된 결의를 끌어냈다. 그러나 총회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지난 총회 4일간 쏟아부은 열정이 어느 정도 해소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 연금재단 문제가 잘 풀렸으면, 정말 명실공히 '화해총회'가 되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총회는 최대 이슈로 부각된 연금재단 문제에 대한 총대들의 바람과 요구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만큼 연금재단이 가입자뿐만 아니라 전국교회로부터 신뢰도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총회에서 목사 장로 총대 대부분의 찬성으로 연금재단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기금운용을 위탁경영으로 방향을 정할 뿐만 아니라 특별감사를 2년마다 주기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의한 만큼 100회 총회가 연금재단의 건강한 개혁을 이루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사회: 올해 총회에서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보고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총회 전부터 이단 문제로 설왕설레했으며, 총회가 열린 상당교회 마당에도 이와 관련한 시위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 문제를 처리하는 총회 회의 과정을 볼 때 총대들의 관심은 높지 않아던 것으로 보여지는데.
 
 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일부 연구 결과가 전례없이 미리 알려지며 총회가 열리기 전부터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설전을 벌인 안건에 대해 대부분의 총대들은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채 찬성과 반대 입장을 밝힌 몇명 발언자들의 '논리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연구 결과는 총대들에게 미리 배포하는 보고서에 게재되지 않고 별지로 총회 현장에서 나눠주고 있어 정확한 내용 파악이 사실상 어렵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고서에 연구보고 결과를 넣어 총대들이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회무를 지켜보도록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 결과 채택이 한국교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연구 결과가 미리 공개되면 당사자인 개인이나 단체가 로비 혹은 정치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어 적절한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사회: '화해총회'였던만큼 교단 내에서 절대적 기득권을 가진 남성 총대들이 여성, 청년 등을 배려하며 약자와 화해하는 모습도 기대했는데 '혹시나' 했던 결과는 '역시나'로 끝났던 것 같다. 결과를 지켜 본 교단 내 여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최: 이번 100회 총회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여성들의 기대가 컷던 것이 사실이다. 총회장이 내건 화해의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여성위원회가 청원한 여성위원회를 상설화하는 안건이 통과돼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입장에서 교회의 사역을 감당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전 총회와 다름없이 여성은 소외됐다. 여성위원회 청원사항인 여성위원회 신설, 여성할당제 등이 모두 무산됐다. 여성들은 이번 총회에서 여성과의 화해는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뿐만아니라 청년 장애인 등 이 땅의 소외된 자와의 화해에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아쉽다.
 
 차: 지난해 '여성안수 허락 20주년'에 이어 올해 '여성 안수 법제화 20주년'을 맞아 '여성 총대 할당제' 등 여성 리더십 강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성 관련 안건들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히 여성위원회 보고 중 몇몇 총대들은 보고자가 청원사항을 제대로 읽기도 전에 "아니오", "종전대로"를 외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반면 지지하는 발언은 전혀 없어 결국 사회자가 "노회들이 많이 배려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로 안건을 정리했다. 그 동안 사회와 교회 내 여성들의 위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총회 안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음을 재확인했던 총회였다. 또한 여성 총대 할당제 청원에 앞서 먼저 총대들의 폭넓은 공감대 형성이 절실함도 확인됐다.
 
 사회: 이번 총회는 제100회 총회라는 역사성도 있었고, 총회기간 처음으로 목회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우리 교단에 대해 '국내 최대 교단이자 가장 수준 높은 총회'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는데 이에 대해 몇점을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이와 더불어, 제100회 총회로 동시에 진행된 장로교단이 남긴 과제도 한번 점검해 주길.
 
 김: 교계 기자들 사이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통합 총회는 신사들만 모여 있다"는 말이 회자돼 왔다. 그만큼 총회에 참석하는 총회 총대들의 수준이 높다는 말이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제100회 총회 총대들은 유난히 자신의 의사 표현 방법으로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일명 '연금 총회'라고 불릴 정도로 연금과 관련된 안건이 나올 때면 그 어느 때보다 여기저기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는 총대들이 나타났다. 특히 총회 재판국 보고 시에는 한 노회 총대들이 의장석 앞으로 나가 반발하는 등 격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총회를 보면서 그동안 선배들이 지켜온 위상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져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높은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다.
 
 임: 100회기를 맞이한 이번 총회에서도 총대들의 회무 참석에 대한 성숙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기본적으로 회무 시간을 지키지 않고, 속회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회의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총대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더욱이 총대 개인이 아닌 노회별로 뒤늦게 회의 석상에 등장하거나 퇴장하는 모습은 진지하게 진행되는 회무처리에 있어 옥에 티로 남았다. 민주적이고 성숙한 회무 진행을 돕기 위해서는 회무시간 준수에 대한 전 총대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 올해 처음 총회 기간 중 목회박람회가 진행됐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다양한 종류의 목회 정보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총회 장소와의 거리가 너무 동떨어져 있어 총대들도 박람회 참여단체들도 불평이 쏟아졌다. 박람회 홍보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향후 총회가 박람회를 진행할 경우 참여단체에 대한 배려와 홍보에 대해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할 것 같다.
 
 장: 우리 교단뿐 아니라 1953년, 1959년부터 각자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와 예장 합동 총회도 100회 총회를 진행했다. 이들 교단은 한 뿌리이지만 각각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형제교단'들이다. 세 교단은 지난 9월 14일 일제히 100회 총회를 개회했지만 '뿌리'라는 공통분모를 기억하고 새로운 100회기, 또한 하나될 미래를 기약하기 위한 공동의 예배가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표: 본교단이 제시한 '화해'는 앞에서도 평가했 듯이 긍정적이다. 이 과제가 우리 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다른 장로교단 총회를 평가할 때도 100회에 대한 의미를 화해에 두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교계를 넘어 우리 사회로도 확대됐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총선도 있고, 정치적인 갈등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회: 제100회 총회가 은혜 가운데 마무리 됐지만 여러 과제도 함께 남긴 것 같다. 한 회기 동안 교단 안팎에서 진정한 화해가 실현되고, 세상에 소금과 빛이 되는 교회로의 건강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지는 역사적인 사건들이 계속되기를 희망해본다.
 
 일동: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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