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주의와 물질주의의 도전에 대한 대응 - 영국의 관점에서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의 도전에 대한 대응 - 영국의 관점에서

[ 교단 ] 창간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 "기독교, 미래사회를 향하여 말하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10월 12일(월) 18:51

한국기독공보(사장:천영호)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장신대와 영국 옥스포드 선교대학원(Oxford Centre for Mission Studies)과 함께 '기독교, 미래사회를 향하여 말하다'를 주제로 지난 8일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제했던 앤디 하트로프 교수(영국 옥스포드 선교대학원)와 헤닝 브로게만 교수(독일 부페탈 신학대학교), 박보경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의 발제문을 요약해 3주간 지면에 게재한다.
 

한국은 분명히 지나간 수십 년 동안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에서는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의 수가 줄고 있는 현상에 대한 염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시대에, 적어도 영국에서는 흔히 '삶에 필요한 부와 향락'에 대한 과도한 욕구를 묘사하기 위해 '물질주의(materialism)'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한국에서 교회 출석률이 줄어드는 현상은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물질주의는 영국과 서방세계에서 좀 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처럼 한국에서도 명백히 교회를 향한 매우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도전들은 물질주의 자체가 내놓는 도전들보다는 좀 더 까다롭고 좀 더 미묘한 것들이다. 이 소논문에서 나는 물질주의를 세속화(secularisation)가 이용하는 하나의 수단이나 도구라고 주장하고 싶다. 세속화라는 개념으로 신앙적인 개념들과 제도들을 공적인 영역(public sphere)으로부터 분리시켜버리는 바로 그 과정을 의미한다. 그 결과로 하나님과 기독교가 사람들의 사고와 삶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고 만다. 그러나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주는 도전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여전히 하나님이시고, 그의 나라는 이루어질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교회가 이런 도전들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실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맡은 역할만 하면 된다.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롬 12:1)과 같은 일이다.

1. 도전들
세속화는 어떤 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에 주목하라. 서방에서 교회가 미치는 효과에 대한 세속화의 영향은 심각하다. 오늘날 영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단순히 무의미할 뿐이다. 세속화는 기독교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국인에게 있어서 삶은 일과 여가생활, 가족과 친구, 휴일, 사회적인 매체들(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세속화의 영향이다. 이 모든 것이 명백히 교회를 향한 아주 심각한 하나의 도전이다. 나는 이것이 영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그러하다고 확신한다. 다만 기독교는 금욕주의를 표방하지 않는다. 기독교는 물질적인 복리와 향유를 반대하지 않는다.(딤전 4:4, 6:17 참고)

시대
오늘날 '24/7경제'에 관한 담론이 많다.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 일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소중한 활동들을 쉽게 배제해 버리도록 할 수 있다. 즉 가족과 더불어 보내는 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 공동예배와 친교를 위한 시간 등을 할애할 수 있는 것이다. '24/7 경제'는 성서가 가르치는 안식일 준수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일과 휴식의 균형이라는 원리가 성서에 명백히 제시되어 있다.

여가시간
현대의 영국에서 여가시간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돈을 쓰지 않으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여가를 활용하는 것은 외식을 하거나 영화 관람을 하거나, 또는 음악감상을 하거나 테마 파크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 등과 관련된다. 돈과 소비생활이 단순히 50년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여가시간 사용을 지배하고 있다.

우선순위 문제
세속화와 물질주의가 영국에서 기독교를 향해 무서운 도전을 하는 다른 하나의 방법은 우선순위와 관련되어 있다. 아마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예는 일과 고용관계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요구들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일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

문화
'문화'라는 말은 '바로 여기에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런 문화는 그 사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비록 강력하기는 하지만 이런 영향력은 흔히 인식되거나 감지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즉 그 영향력은 소리 없이 밀려오지만 전체를 뒤바꾸어 놓을 만큼 힘이 있다.

2. 그 도전들에 대한 대응
나는 여기에서 실제적이 되려고 한다. 그러므로 영국에서의 경험들을 찾아 정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대응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안하고 싶다.

중간지도자들(stakeholders)
세속화와 물질주의가 가져다준 도전들을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간지도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를 바로 이해하고 그들을 함께 모으는 일은 중요하다. 나는 이런 중간지도자들을 네 집단으로 구분하여 보자고 제안한다.

△목회자들과 회중으로서의 성도들 △사업계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들 △전문적인 기독교 신학자들 △경제계와 경영대학원에서 활동하는 기독교 학자들

이런 중간지도자들을 어떻게 함께 불러 모을 수 있는가? 그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분명한 장소와 상황은 지역에 있는 개교회(local church)이다. 그러므로 함께 공유하고 서로 배우며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  네  그룹의  중간지도자들이 함께 모일 수 있도록 교회들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 일부 교회들은 그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그리스도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특별한 도전들에 관한 설교들과 세미나들, 워크숍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영국의 경우 내가 잘 아는 하나의 예는 런던 현대 기독교학회(LICC:the London Institute for Contemporary Christianity)이다. LICC는 "삶의 모든 분야는 그리스도의 주님 되심 아래에 속해 있고 삶의 모든 것은 예배와 선교 그리고 적극적인 기독교 활동을 위한 상황이라는 핵심적인 신념"을 토대로 설립되었다. 런던 현대 기독교학회의 핵심적인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개 교회들을 섬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그 대신 교회들이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주중에도 온전히 헌신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살아가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또 하나의 영국에서의 예는 키르비 기독교윤리연구소(KLICE:Kirby Laing Institute for Christian Ethics)이다. 이 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활동들을 통해 그 사명을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연구소 직원들, 회원들과 대학원생들을 통한 전문적인 연구활동과 출판사업 촉진 △기독교 윤리학을 연구하는 제한된 수의 박사과정 학생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일 △학문적인 컨퍼런스, 세미나, 심포지엄과 폭넓은 공적 행사들을 조직하여 주관하는 일 △매년 'Ethics in Brief'지를 6회 발간하는 일 △강의와 토론회를 통해서, 그리고 매체들을 통해서 선택된 윤리학의 주제들에 관한 논평들을 내놓는 일 △기독교윤리학의 해당 분야에 대한 성찰을 돕기 위해 웹사이트 자료를 발전시키는 일.

기독교윤리연구소가 서로 다른 중간지도자들을 함께 불러 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하나의 훌륭한 예는 그것이 운영하는 여름학교와 겨울학교가 제공해주고 있다.

결론
이 소논문에서는 특히 영국이라는 상황에서 세속화와 물질주의가 제기한 도전들을 밝혀보려고 했었다. 이런 도전의 핵심 명제인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사람"이라는 기독교 신앙은 영국에서 경제적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그 발전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었던 그 기독교 신앙을 그 경제발전이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그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논문은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이런 중요한 도전들에 대응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들도 찾아 보았다. 나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모든 것에 비추어서 배울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앤디 하트로프 교수 /  영국 옥스포드 선교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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