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원칙에 충실한 총회와 한국 교회 되도록 사명 다하겠습니다"

"복음의 원칙에 충실한 총회와 한국 교회 되도록 사명 다하겠습니다"

[ 교단 ] 제99회기 총회장 정영택 목사 이임 특별 대담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09월 07일(월) 15:31

 일시 : 2015년 8월 18일 / 장소 : 총회장실 / 대담 : 박만서 편집국장
 정리 : 장창일 차장ㆍ사진 : 임성국 기자

박만서 편집국장 : 제99회기를 총회장으로 섬기시고 이제 이임하시게 됩니다. 소회를 부탁 드립니다.

정영택 총회장 : 부정적인지 모르겠지만 총회장이라고 하는 직무가 너무 상징적입니다. 비유로 말하면 프레지던트(President)냐 모더레이터(Moderator)냐의 차이인데, 부르기는 모더레이터라고 하면서 일은 프레지던트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프레지던트로 위치를 잡으려 하면 모더레이터인데 하며 제한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총회가 가진 전통 속에서 자리잡은 묘한 구조 속에 총회장이 위치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힘이 있는 듯 하면서도 없고 없는 듯 하면서도 있고, 상당한 한계와 자조적으로 말하면 무력감이 있었죠. 이는 총회가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박 편집국장 : 정영택 총회장님께 기대했던 부분들이 바로 개혁이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셨고 또 성취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정 총회장 : 제가 보는 개혁은 기본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며 제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본질로 돌리기 위해 힘도 들고 뜻하지 않은 저항도 맞이했었죠. 따라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개혁적 마인드로 일하는 게 쉽질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복음을 주제로 1년 동안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노력했던 주제들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보이지 않게 여러가지 개혁적 마인드가 총회에, 교회에, 지도자들에게 스며들지 않았겠나 생각합니다. 이를 '히든 프로세스'(Hidden process)로서의 성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이룬 것은 없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뭔가를 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물론 개혁의 의지를 가졌던 총회장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성과라면 성과라고 봅니다.

박 편집국장 : 총회장님께서는 교회성장에 많은 관심을 두셨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동반성장과 균형성장에 대한 개념도 제시하셨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정 총회장 : 복음의 근원으로 살아가다보면 그 끝에 교회성장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교단은 교회성장을 위해 만사운동과 300만 성도운동을 했습니다. 매우 큰 의미가 있었죠. 다만 이것은 양적성장에 관심을 둔 성장운동이었습니다. 현재 교세가 감소세이지 않습니까. 이를 어떻게 성장세로 돌릴 것인지 고민하면서 교회성장지원본부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성장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는 성장 방안입니다.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서로의 시설을 공유하고 재능을 공유하며 재정을 공유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평신도 교회학교 지도사 제도입니다. 이웃교회에 교사를 파송하고 고향교회를 찾아가 약한 교회를 지원하는 것이 바로 함께 성장하기 위한 길입니다. 99회기는 터를 닦는 시기였습니다. 이번 회기 동안 전국교회의 교회학교와 남선교회, 여전도회 등의 실태를 파악하는 해로 삼았습니다. 총회가 일괄적으로 할 것이 아니고 노회가 스스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흡족하지는 못해도 많은 노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음 회기는 씨뿌리기는 해이고 그 다음해는 가꾸는 해, 또 열매 거두기 등의 과정을 통해 5년 동안의 성장 과제를 수행해 나가길 소망합니다. 동반성장과 균형성장, 지속성장이 중요합니다. 결국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가야할 영원한 주제이자 과제라고 봅니다. 이번 회기를 보내면서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결과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교세 통계 결과 교인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감사한 일입니다. 특히 교회학교가 증가하고 있음은 고무적입니다.

박 편집국장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인선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일에 대해 언급해 주시고 앞으로 연합사업이 가야할 과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교회성장의 유기적이고 포괄적인 사업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던 '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 현판식(2015년 1월 23일). ▲ 제암리 3ㆍ1운동 순국유적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횃불기도회(2015년 2월 6일). ▲ 강진으로 대참사를 겪은 네팔의 재난구호 현장을 긴급 방문한 총회장(2015년 5월 7~10일). ▲ 한반도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DMZ도보순례(2015년 8월 3~15일) <사진 위로부터>

정 총회장 : 먼저 마음이 아프고 무겁습니다. 교회협이 가진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정의와 인권'인데 그것에 대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또한 이를 방조하는 '단합된 힘'이 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와 저희 총대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한 것입니다. 다만 그동안 교회협과의 대화위원회를 구성했고 대화했습니다. 또 교회협의 성숙을 위한 조건도 제시했습니다. 그 조건들은 우리가 힘으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협이 진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길로 가도록 하기 위한 제안이었습니다. 이제라도 책임을 지고 총무가 사퇴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협 본연의 모습이고 용기있는 모습입니다. 물론 사퇴 안한다고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원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호의 양보도, 일보 양보도 할 수 없습니다.

박 편집국장 : 연금재단 문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과제가 남았는데 어떤 해법이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정 총회장 : 연금재단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총회의 결의가 지닌 권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 총회의 결의를 모든 산하단체와 기관들이 일단 수용하고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다음 총회에 건의해 해결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바람이 있고 또 법적인 문제까지 간 게 가슴 아픕니다. 언론에 비쳐진 문제들에 대해서는 총회장으로 총회라는 큰 틀에서 도의적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특히 갈등구조를 만든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둘(연금재단, 가입자회) 사이에서 해결 안된다면 임기 후라도 제3의 기관에 의해서라도 흑백을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바로 재단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서입니다. 불신을 가져온 세력에 대해서는 마땅히 징계해야 합니다. 일벌백계하자는 것입니다. 연금에 대한 궁금점에 대해서는 총회 석상에서 토론과 공방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연급가입자 총회가 모여서 거기서 토론하면 밝혀질 일이지 총회 석상에서 싸우고 다툴 일이 아닙니다. 이제라도 털어놓고 전체 가입자가 다 모여서 충분히 토론하고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사법처리가 필요하면 처리하면 됩니다. 아니면 애초부터 사법당국에 처리를 요청하든지, 총회에서는 보고만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박 편집국장 : 총회가 결의한 내용을 교회가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다고 봅니다. 지교회 안에서의 갈등과 소송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게 안타까운데요.

정 총회장 : 갈등과 분쟁이 시작되면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행정조치 정도인데 문제는 총회의 결의를 지키게 하는 강제 규정이나 구속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총회 결의를 지켜야 한다는 풍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합니다. 제100회 총회부터라도 아무리 이해관계가 첨예하더라도 일단 총회 결의를 지킨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양심의 법과 말씀의 법, 더나아가 총회의 법을 지키자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법을 지켜야 하는데 지금은 이게 거꾸로 됐습니다. 사회법에만 의지하는 형국입니다. 또한 법의 유권해석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적이나 개인적, 감정적, 혹은 유추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주십시오. 법의 정신만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법을 교묘하게 해석하고 있고 심지어 법리부서 간에도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최초 법을 제정할 때의 정신을 존중하는 해석을 해야 합니다.

박 편집국장 : 1년 간 다양한 해외 프로그램에 참여하셨습니다. 방문을 통해 세계교회 속에서의 우리 교단의 현실을 보셨을텐데 소감이 어떠셨고, 또 교단의 과제가 있다면 짚어 주십시오.

정 총회장 : 힌국교회의 위상이 놀랍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세계교회가 한국교회를 기대하고 있고 원하고 있더군요. 교회의 지도자를 보내달라, 혹은 가르쳐달라,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다만 세계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상만큼 우리 내면의 실속이 제대로인가 생각하면 걱정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세계교회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크게 얻었습니다.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교회들이 바로 한국교회의 선배들인 것이죠. 우리는 이제 130년 됐습니다. 미국장로교를 비롯해서 스코틀랜드장로교회, 프랑스장로교회 등이 우리들의 '어머니 교회'라는 걸 직시해야 합니다. 이들의 질서와 품위를 배워야 하고 오랜 역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더불어 교단 안의 기획국과 세계선교부 등과 협력해 구체적으로 이들과  동역선교 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별히 8월 23일부터 9월 1일까지 남수단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고, 주민들을 돌아보며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다는 데 감사했습니다.

박 편집국장 : 부총회장과 총회장까지 2년 간 총회의 어른으로서 봉사하셨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총회장이나 목회자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정 총회장 : 총회가 살아야 지역교회들이 살아난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더불어 총회가 지닌 많은 노하우들이 있는데 이것이 지역교회 목회에 적용되지 않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광복 70년과 관련된 프로그램들만해도 총회는 오랫동안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자료를 준비했고 이를 산하 교회에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교단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총회의 각종 프로그램과 교육교재 등이 교회에서 활발하게 확산될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합니다. 더나아가 노회의 역량이 강화되어져야 하고 지역별 노회협의회를 적극적으로 가동해 총회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박 편집국장 : 만약 총회장을 다시 시작하신다면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실지 궁금합니다.

정 총회장 : 더 철저하게, 더 원칙적으로 할 것입니다. 다만 신축성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율법과 은혜 사이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의 여부가 큰 과제죠. 결국 더욱 복음적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음의 원칙에 충실하고 책임을 다해 사명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노회나 지역 중심으로, 이를 강화하는 사역을 펼치고 싶고 총회 정책을 중심으로 한 목회 패러다임 확산에 힘쓰고 싶습니다.

박 편집국장 : 총회장 임기 마감하시면 교회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

정 총회장 : 먼저 교우들 심방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도 전하고 위로도 전할 것입니다. 그동안 목회한 것을 바탕으로 교인들이 1등 시민될 수 있도록 목회할 것입니다. 또한 성경교육 중심의 목회를 할 것이고 이를 많은 동역자를과 나눌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변화와 부흥을 일으키는 일을 하는데 헌신하겠습니다.

박 편집국장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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