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이~"

"서울 시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이~"

[ 교계 ]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 철거 후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대로변으로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8월 31일(월) 13:22
▲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 철거 후 그동안 감춰졌던 모습을 드러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사진/장창일 차장

대한성공회, "앞으로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들 모색하겠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80년 가까이 세종대로와 대성당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이 철거되면서 감춰져 있던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대로변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서울 시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이 있었냐"며 반기는 분위기다.

1937년 일제가 세운 남대문별관은 원래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귀빈 엄 씨의 사당이었던 덕안궁 터였다. 현재 이 건물은 완전히 철거된 상태로 기둥 23개와 벽면 일부만을 남겨두고 있다. 서울시는 철거된 이 터와 덕수궁과 시청, 서울광장과 세종대로의 지상과 지하를 입체적으로 잇는 종합계획을 공모하고 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으로 1978년 12월 18일 서울특별시의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됐다. 서울주교좌대성당이 지금의 모습으로 건축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한성공회 3대 주교인 마크 트롤로프 주교가 시작한 서울주교좌대성당 건축은 영국 왕립 건축가협회 회장이던 아더 딕슨의 설계로 1922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해 설계대로 완공하지 못하고 1926년 부분 완성을 해 미완성인 상태로 70여년을 사용했다.

이 성당이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된 것은 1996년이었다. 여기에는 드라마틱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1993년 영국 런던 교외의 한 도서관에서 설계자인 아더 딕슨의 설계도 원본이 고스란히 발견된 것. 설계도 발견이 성당을 완공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이 성당은 외벽의 기초부와 뒷면 일부에는 화강석을 쓰고 나머지는 붉은 벽돌을 사용한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다. 하지만 지붕의 기와와 처마 등에 남아 있는 한옥 양식은 딕슨이 서양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당시 주변 건물들과의 조화를 추구했던 것을 보여준다는 게 대한성공회의 설명이다. 대한성공회는 시민들의 품으로 한걸음 더 다가선 서울주교좌대성당을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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