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문화, 교회가 먼저 극복해야

여성 비하 문화, 교회가 먼저 극복해야

[ 문화 ] 최근 여성 혐오 사례 늘어, 교회의 반성 선행되어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8월 18일(화) 14:17

최근 데이트 폭력 및 방송에서의 여성비하 발언 증가 등 여성 혐오에 대한 이슈가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케이블 TV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한 참가자가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으며, 인기 개그맨들이 프로그램에서 여성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는 등 남성에 의한 여성 비하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것.
 
여성 비하 혹은 혐오의 사례는 비단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 얼마 전에도 '김치녀(남성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돈을 목적으로 이성교제하는 여성)', '된장녀(외국 고급 명품이나 문화를 좇아 허영심이 가득찬 삶으로 일관하는 여성)' 같은 말들이 세간에 회자 됐고, 가장 최근에는 '아몰랑녀(비논리적이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여성)'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특히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는 여성 혐오가 그 커뮤니티의 정체성이라고 할만큼 노골적인 여성 비하의 사례가 많고 그 표현의 세기도 강해 사람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일련의 현상의 주체는 권위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기성세대들이 아닌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젊은 층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 주지 않고, 그들은 사회로부터 자신들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데서 박탈감과 분노를 느끼기 때문에 상대적인 약자인 여성에게 공격적인 성향으로 돌변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여성 인권과 관련, 교회는 사회 보다 안전한 공간일까?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답변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의 여성인권' 하면 여성들은 반사적으로 아직까지 온전한 반성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전00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2004년 한 교단의 총회장이 신학대 설교에서 일명 기저귀 발언으로 회자되는 여성 비하 발언을 떠올리게 된다. 전00 목사에 대해서는 지금도 소속 교단 총회가 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고, 기저귀 발언을 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당시 38개 여성기독단체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비하ㆍ생명경시 발언 대책 연합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사건으로 인한 자정의 목소리와 반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내에는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이 여전히 깊게 도사리고 있으며, 남성 목회자들의 성차별적인 여성비하 의식이 당연시 되고 강단에서 여과없이 선포되는 사례가 가끔씩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교회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여성 비하 및 여성 혐오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임성빈 교수(장신대)는 "독일의 네오나치 현상, 프랑스의 극우파 대표 르팬의 인기몰이 등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삶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폭력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88만원 세대로 상징되는 젊은세대의 남성들도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아간다는 두려움과 불만에서 나오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라며 "이러한 것은 양성 평등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정상적인 병리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 임 교수는 "한국교회에는 유교적 가부장제적 문화가 상당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고 성경 해석 또한 그러한 측면이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며 "교회는 하나님께서 여자와 남자를 하나님 형상대로 지으셨고, 인권적으로 동등하며 상호보완적으로 만드셨다는 것을 신학적 신앙적으로 뒷받침 해 양성평등 문화 정립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특히 교회는 여성 당회원을 보다 많이 배출하고, 교회학교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양성평등의 건전한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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