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의 우리 밀로 만드는 '건강한 빵' 이야기

우리 땅의 우리 밀로 만드는 '건강한 빵' 이야기

[ 힐링 ] 힐링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5년 07월 07일(화) 16:30
▲ 토종 앉은뱅이 우리밀은 수입밀보다 글루텐 함량이 적어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 먹어도 무리가 없으며, 겉껍질과 배아에 포함된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사진은 진주 앉은뱅이 통밀.

며칠 전, 지인이 배고플 때 먹으라며 잼을 바른 식빵 한쪽을 건넸다. 나중에 먹겠다며 가방 속에 넣어 두고는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며칠 후 가방을 정리하다 발견한 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잼까지 발라놓은 빵이니 당연히 곰팡이가 피었거나, 딱딱하게 굳어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길 법도 한데 기자의 상상이 너무 과했나 싶을 정도로 빵은 마치 방금 건네 받은 양 멀쩡한 상태였다. 냄새를 맡아가며 다시 한번 상태를 확인해보았지만 조금도 상하지 않은 것을 재차 확인했다. "식품첨가물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길래…" 씁쓸한 마음과 함께 빵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버려졌다.
 
한국인의 쌀 소비량은 하루가 다르게 급감하고 밀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쉽고 빠르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빵은 이제 어엿한 주식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빵은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섬유질과 풍부한 영양소가 포함된 씨눈이 제거된 흰 밀가루, 그마저도 값싼 수입밀이 식재료의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 우리밀은 수입밀보다 식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어 우리밀 자급률은 고작 2% 남짓인 실정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화려한 빵의 유혹. 디저트로, 간단한 요기로 사랑받는 빵은 과연 높은 인기만큼 우리 몸에 이로울까? 사실 우리가 선호하는 빵의 부드러운 식감과 장시간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선 합성착향료, 향미증진제, 트랜스지방, 개량제, 팽창제 등의 첨가물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빵을 먹고 나면 소화가 잘 안된다, 속이 더부룩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짧은 순간의 미각을 만족시키기 위한 각종 첨가물을 배제하고 우리밀 통밀, 유기농 비정제 사탕수수 원당, 발효종을 이용해 만든 거칠지만 구수한 '소화가 잘되는 발효빵'에 사람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자가 제분 앉은뱅이 통밀로 만든 '레헴'빵
 

▲ 갓 구워 나온 우리밀 레헴의 빵들.

"초등학교 시절 빵이 너무 좋아 매일 하교길에 빵과 우유를 사먹곤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쯤인가 아토피가 발병하기 시작해 한포진, 화농성피부염, 지루성피부염, 건선 등이 끊이질 않았어요. 저가의 버터, 계란, 유제품을 사용한 빵을 매일 먹은 결과가 제 몸에 고스란히 나타난것 같습니다. 결국 빵과 모든 인스턴트 식품을 끊고 나서야 피부가 조금씩 좋아졌고, 나도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봐야겠다 싶어 진주 앉은뱅이 통밀과 천연발효종을 사용한 발효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밀 빵공방 레헴'를 오픈한 제빵사 조성수 사장(벧엘교회 출석). 레헴은 히브리어로 빵을 뜻한다. 조 사장은 레헴빵을 찾는 사람들은 아토피를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엄마들, 밀가루를 소화시키기 어려운 사람 등 기존의 빵을 마음껏 즐길 수 없었던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라고. 사실 우리통밀이 지닌 풍부한 섬유질과 자체개발한 천연발효종을 이용해 만든 빵은 아토피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 뿐 아니라 다양한 빵맛을 선호하는 빵매니아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전국에서 택배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조 사장은 "무조건 오래 발효시킨 빵을 드세요"라며 "100% 통밀로, 통곡 그대로 제분해, 천연발효 또는 최소량의 모생 효모로 하루 이상 저온숙성 시킨 빵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를 사용하는 것보다 천연 효모인 발효종으로 오래 발효시킨 통밀빵은 소화가 잘되고 단백질, 탄수화물, 인, 철, 칼륨 등 영양이 풍부하다.
 
그는 "육식은 짧은 시간 강한 힘을 주는 반면, 통곡 위주의 채식은 천천히 오랫동안 발휘되는 지구력을 주는 것 같다"며 자신이 만든 빵을 건넸다. 익숙치 않은 식감의 묵직한 발효빵을 한입 베어물고 보니 달콤함도 부드러움도 아닌 한번도 맛보지 못한 낯선 빵맛이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씹을수록 깊은 맛을 내는 '밥같은 빵'의 새로운 매력이 느껴져 자꾸 손이 갔다.
 
저가의 원료로 최대한 빨리 쉽게 만들어내는 빵이 아닌 매일매일 맷돌로 우리통밀을 제분해 만든 천연발효빵. 조성수 사장은 정직하고 단순한 재료로 발효시켜 밥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영양빵이 자신이 추구하는 빵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바쁜 아침, 영양가 부족한 흰빵 대신 우리통밀을 오래 발효시킨 '속편한 빵'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래오래' 발효시킨 우리통밀빵 파는 곳

▲ 우리밀 빵공방 '레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시민대로136번길 15, 택배주문 가능.
 ☎ 010-2524-4860
http://cafe.naver.com/lliszs2szlli
 
▲ 곽지원 천연 효모빵공방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길 8번길 28
 ☎ 031-774-0376
 
▲ 델디아 우리밀빵집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11길 32 영인빌라 1층
 ☎ 02-420-7959
http://blog.naver.com/skydaumnet
 
▲ 소울브레드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동양고속아파트 동양상가 201호
☎ 070-4235-4748
 
▲ 씩스팩
개그맨 전유성 씨가 운영.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연지로 240
☎ 054-371-6696

 

레헴의 인기 메뉴 두유 스콘 만들기
 

▲ 우리밀 빵공방 레헴 조성수 사장이 갓 구워낸 빵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재료: 우리밀 또는 우리통밀 260g, 아몬드가루 또는 콩가루 25g, 비정제 사탕수수 원당 30g, 구운 천일염 4g, 현미유 또는 포도씨유 50ml, 집에서 직접 만든 또는 식품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안전한 두유 150ml
 
만드는 법
 
1. 모든 가루류는 각각 체를 친 후 합친다.
 
2. 두유, 현미유, 천일염, 원당을 섞어 원당이 잘 녹을 때까지 거품기로 섞는다.
 
3. 2번과 1번의 체친 가루를 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걱으로 재빨리 섞어 준다.(많이 치대면 글루텐이 생성돼 빵처럼 되므로 많이 치대지 않도록 주의) 기호에 따라 건과일, 견과류, 초콜릿을 추가한다.
 
4. 냉장실에서 1시간 숙성시킨다.
 
5. 반죽을 밀대로 밀어 약 2.5cm 두께로 만든 후 적당한 크기의 틀로 찍거나 칼로 커팅한다.
 
6. 220℃로 예열된 오븐에서 17분 내외로 구워준다.


천연발효종 만들기

발효액종은 다양한 제철 과일, 채소, 곡물을 이용해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액종에 밀가루를 넣어 발효시키면 발효종(원종)이 된다. 이 발효종을 이스트 대신 넣으면 천연발효빵을 구울 수 있다. 초보자는 우리밀 백밀을 이용해 발효종을 만들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발효액종 만들기
<오디 100g, 물 300ml, 설탕 25g, 끓는 물로 소독한 900ml 유리병>
 
1. 살짝 씻은 오디와 모든 재료를 넣고 병의 뚜껑을 닫는다.
2. 실내(27~34도)에 두며 하루 한번 뚜껑을 열어 소독한 도구로 저어준다.
3. 5일째 되는 날 뚜껑을 열면 뻥 소리가 나며 탁한 액체 상태로 시큼한 냄새를 풍기면 완성.
4. 거름망으로 오디를 걸러낸 후 액체만 냉장 보관하면 2주간 사용 가능하다.
 
발효종 만들기
<액종 200ml, 우리밀 200g, 밀기울 2g>

1.소독한 유리병에 재료를 골고루 섞어 실내에서 18~24시간 발효시킨다. 양이 3배 정도 부풀면 완성.
2. 더 강력한 발효종을 만들기 위해선 2차 배양(12시간), 3차 배양(6시간)을 한다.(원종:밀가루:물^1:1:1 비율로 넣어 발효.)
3. 완성된 발효종은 냉장 보관하면서 2주간 사용 가능하다.

이경남 knlee@pckworld.com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