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3000호 특집> "한국교회, 물량주의 청산하고 민주적 공동체로 갱신하라"

<지령 3000호 특집> "한국교회, 물량주의 청산하고 민주적 공동체로 갱신하라"

[ 지면으로 보는 기독공보 ] 심포지엄 통해 개혁시대 맞는 한국교회의 좌표 제시, 설문조사로 당시 김영삼 정부 진단도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6월 15일(월) 16:33
   
▲ 기독공보 지령 2000호. 한국교회의 현실뿐 아니라 당시 정부에 대한 평가까지 다양한 기획들이 실렸다.

'개혁시대를 맞는 한국교회의 좌표'. 바로 1994년 9월 3일, 기독공보 지령 2000호 특별판에 실렸던 심포지움의 주제였다. 당시 심포지움은 장신대 학장을 지낸 맹용길 교수의 사회로 고 임택진 목사(증경총회장)와 서경석목사(경실련 사무총장)가 '통일이후 시대를 대비한 한국교회'와 '국제화, 지방화시대의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했고, 서영훈 장로(전 KBS 사장)가 논찬했다. 심포지엄을 통해 기독공보는 한국교회가 물량주의를 청산하고 민주적 공동체로 갱신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고, 통일은 기독교 정신으로, 또한 궁극적으로 동북아의 중심국으로 비약하는 동시에 민족부흥을 이루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심포지움에서 서영훈 장로는 "기독교인들이 추구해야 할 통일은 우리 민족이 앞으로 맞이할 세계화 시대에 동북아시아의 중심 국가로 일어서서 민족의 부흥 발전과 새로운 세계 역사 창조에 올바로 기여할 수 있는 관계적 과정으로서의 통일이어야 한다"면서, "한국 기독교는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역사적 변혁기에 그 사명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크게 거듭나고 개혁되어야 할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오늘의 인류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그리스도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 회복과 민족 역사 속에서의 기독교 정체성 확보와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한 한울공동체 확립에 앞장 설 한국-한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당시 기독공보는 지령 1999호부터 '지령 2000호 독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조사를 통해 기독공보는 신문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좌표를 찾으려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시 김영삼 정부 국정운영평가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이 눈길을 끈다. 조사결과 '아주 잘한다'와 '잘한다'는 의견이 각각 7.3%와 37.4%에 그쳤고 이에 반해 '그저 그렇다'(33%), '잘못하는 편이다'(16.3%), '아주 못한다'(5.4%)는 의견 등 전반적으로 '못한다'고 답했던 결과를 그대로 보도했다.

의식조사에서는 기독공보를 바라보는 독자들의 냉정한 시선이 소개되기도 했다. 조사결과 보도의 시사성이나 정확성, 공정성에 대해서는 '좋다'는 답변이 47.3%, 52.5%, 46.6%로 나타났지만 보도의 다양성 문항에서는 고작 17.8%의 응답자들만이 좋다는 의견을 내놨고 30.3%가 '안좋다'고 답해 게재되는 기사의 내용이 단조롭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독공보가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8.2%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사회계도의 역할에 대해서는 15.9%만이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답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당시 조사에서는 한국교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물어 △교파의 난립 △목회자의 자질부족 △개교회주의라는 답을 얻기도 했다.

무엇보다 당시 기독공보에는 지령 2000호를 축하하는 전 세계 에큐메니칼 단체와 유수의 신학교 관계자들의 축사가 2면에 걸쳐 실리기도 했다. 축사를 보내온 인사들의 면면은 실로 다양했다. WCC 콜라드 라이저 총무를 시작으로 CCA 존 사무엘 총무와 CWM 프레만 나일즈 총무, WARC 밀란 오포첸스키 총무, EMS 크리스토퍼 푸르타도 총무와 미국 프린스톤 신학교 질레스피 총장과 샌프란시스코 신학교 맥클로우 총장의 축사가 지면에 자리잡았다. 이외에도 캐나다연합교회와 호주연합교회, 대만기독교장로교회, 미주한인장로교회, 일본기독교단 등이 기독공보 지령 2000호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와 세계교회와 호흡하는 기독공보의 위상을 높였다. 이밖에도 지령 2000호에는 기독공보의 제호 변천사와 지나온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화보를 게재해 독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기독교계 주간지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한국교회의 대표언론인 기독공보. 기독공보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최초'로 기억되고 있다. 이미 1973년 9월 22일 지령 1000호를, 이어 1994년 9월 3일엔 지령 2000호를 발행하며 한국교회를 가장 오랜 세월 동안 목도한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기독공보, 그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지령 4000호를 향한 대장정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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