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교회의 역할은?

세월호, 교회의 역할은?

[ 기자수첩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4년 04월 21일(월) 18:30

"지금 사람들이 다 의욕을 잃었어…."

며칠전 우연히 길가는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아니, 굳이 엿듣지 않아도 요즘 우리는 곳곳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너무나도 큰 슬픔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연일 관련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좀처럼 희망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세월호 탑승객 및 가족들은 물론이고 전 국민이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의 항해와 배 안의 모든 사무를 책임지고 선원들을 통솔하는 최고 책임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선장(船長)'에 대한 정의다. 하지만 세월호의 선장은 전혀 달랐다. 그는 4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우리 여객선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승무원들의 지시만 따라서 행동하면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안전하다"고 인터뷰했던 것과는 달리 절체절명의 순간에 홀로 탈출을 감행하면서 수백명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고 말았다.

선장의 역할 뿐 아니라 정부의 역할, 교사의 역할, 언론의 마땅한 역할이 있건만 누군가는 책임을 다했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했다. 이로 인해 깊은 절망과 분노, 불신과 비난의 화살이 서로를 겨누고 있다. 사고 이후 지금까지 가장 충실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오매불망 자녀들의 귀환을 기다리는 실종자 부모들 뿐인 것 같다.

극심한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더하랴, 함께 울어주는 것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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