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아내' 파피루스, 나사렛 예수라는 증거 없어

'예수 아내' 파피루스, 나사렛 예수라는 증거 없어

[ 기고 ]

허호익
2014년 04월 14일(월) 15:50


 2012년 9월 "예수가 그들에게… '나의 아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아는 그럴 만하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파피루스를 미국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캐런 킹 교수가 공개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선 명함보다 작은 3.8㎝×7.6㎝ 크기의 곱트어로 쓰여진 파피루스 문서가 작성 시기와 위조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었다.
 
그런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 10일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들이 이 파피루스 문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에 들어 위조된 것이 아닌 고대문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제임스 야들리 컬럼비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마이크로 라만 분광기로 문서에 사용된 잉크의 화학적 구성을 조사한 결과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후 7∼8세기 문서에 쓰인 잉크와 완전히 일치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티모시 스웨이저 MIT 화학과 교수도 "적외선 분광기로 조사했지만 누군가 손을 댄 흔적은 전혀 없었다"며 "만약 그랬다면 극도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 문서가 고대에 작성된 것이라 해도 예수가 결혼했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 아내 문서 고대의 진품 가능성 높다" 식의 기사들이 국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으므로 '예수 아내 문서'의 문제점을 짚어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예수의 아내' 파피루스에 등장하는 예수가 '나사렛 예수라'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다. '예수'도 흔한 이름이어서 요세푸스( 37-100경)가 저술한 '유대전쟁사'와 '유대고대사'에는 여러 명의 '예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리아라는 이름은 더욱 흔해서 복음서만 무려 6명의 마리아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의 예수가 어느 결혼한 랍비이고 그의 아내가 마리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문제의 파피루스에 적힌 예수가 바로 나사렛 예수를 지칭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해도 사료비판을 거치기 전에는 그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어느 시대든 적대자들에 의한 역사의 왜곡은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우리 후손들이 수백 년 후 2014년에 출판된 일본의 어느 교과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기록된 것을 발견하고 역사적으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역사적 기록은 2차 사료이기 때문에 1차사료인 유물 등을 통해 고증을 거쳐야 한다. 기원 후 2세기에도 이미 예수가 로마군인 판테라의 사생아였다는 역사적 사실과 무관한 희랍 철학자 켈수스의 반기독교적 저서에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켈수스는 마치 오늘날의 안티기독교를 표방하는 이들이 기독교를 '개독교'라 하듯이 동정녀라는 단어의 희랍어가 '파르테노스'였기 때문에 '파르테노스의 아들'을 '판테라의 아들'이라고 비방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의 아내가 막달라 마리아였다는 예수의 결혼설은 이미 '성혈과 성배'나 '성경에 없다'의 저자들에 의해 주장되었다. 이들의 주장에는 예수의 발에 기름을 부은 나사로의 누이요 마르다의 자매인 '베다니의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는 전혀 다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둘을 동일 인물이라고 억지로 짜 맞춘 일고의 가치가 없는 허상이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허호익 / 대전신대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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