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기세, 뱀처럼 지혜롭게

교회 전기세, 뱀처럼 지혜롭게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12월 30일(월) 13:42

'공부하고, 계산하고, 비교하라'
전력피크제 시대, 교회의 절전 노하우
 
교회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력피크제로 전기세 몸살을 앓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징벌적 성격의 요금제에 대한 불합리성을 한국전력공사측에 항의하고 있지만 사실 교회의 이러한 요청이 언제 받아들여질지 혹은 받아들여지기는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정부에서는 정부 산하 기관의 부채 삭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수입을 늘여야 하는 입장의 한전으로서도 교회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여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현 요금제도 하에서 전기세 폭탄을 피할 방안을 마련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교단에서는 사회봉사부 산하에 전력피크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전력피크제 대책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23일 간담회를 갖고 교회의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위원인 지삼영 장로(금호중앙교회)가 전기와 전기세와 관련한 해박한 지식으로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하게 했다.
 
우선, 지 장로는 전력피크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기의 전체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꼽고, 그 다음으로 "같은 시간에 동시에 전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효과적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충고한다.
 
전력피크제는 한전전력량계가 15분 단위로 최대피크치를 계산해 가장 큰 값을 기억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단 한번만이라도 계약전력을 초과하면, 그 최고치를 적용해 그 부분에 대해 벌칙에 가까운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충고다.
 
지 장로는 저압을 쓰는 교회와 고압을 쓰는 교회마다 대응방법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저압을 쓰는 중소형교회에서는 이전에는 일시적으로 계약전력이 넘어서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최근 전자식 계량기로 교체하면서 이런 경우를 모두 잡아내고 있다"며, "한전은 이런 경우 교회에 계약전력을 올리라고 요구하지만 증설비가 들고, 기본요금도 올라가게 되므로 징벌성 요금을 지불하는 것과 비교해 어느 것이 경제적인가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반면, 고압을 사용하는 교회의 경우는 '역률'을 잘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4월부터 새로운 전기요금 납부 체계인 진상역률제가 적용된 지 1년이 지났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한전 홈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지만 일반인이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 장로는 "전기세 고지서를 보면 진상역률요금을 물고 있으면서도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고지서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하고,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전기를 사용하지 않지만 콘덴서가 작동되는 경우 역으로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요금체계를 진상역률제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콘덴서에 타이머를 붙여 야간에 전기를 차단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 상황에 맞는 요금제를 살펴보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한전에서는 현재 맞춤형 요금제의 일환으로 '선택요금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기본요금과 사용량 요금의 금액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교회의 전기사용을 분석해 유리한 요금제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 장로는 교회 지붕에 태양열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초기 구입 및 설치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손익계산을 따진 후 설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요금제도의 다양한 혜택을 보려면 한전 홈페이지에서 전기공급 규정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지 장로는 전력피크제에 대해 교회가 정책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교회는 일반용 전기를 쓰고 있는데 종교용 전기 항목을 신설하던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육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사항이다"라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전교인이 함께 힘을 모아 전기료를 획기적으로 절약하고 있는 사례들을 직접 확인하거나 문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본교단 교회 중, 교회를 중심으로 마을절전소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구로동교회(정진회 목사 시무), 그리고 교회 내 '생명살리기부'를 조직해 녹색 교회를 실현하고 있는 은광교회(이동준 목사 시무) 등을 절전하는 교회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해독조차 힘든 용어
"고객은 전체 사용설비의 역률을 지상역률(遲相力率) 90%(이하 '기준역률'이라 합니다) 이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이 말을 해독할 수 있는 일반인들이 몇 %나 될까? 위의 설명은 기사를 쓰다가 용어가 너무 어려워 한국전력공사(cyber.kepco.co.kr) 누리집에서 '진상역률'을 찾아보니, '전기공급약관' 제41조 '역률의 유지'라는 편에 나오는 설명이다.
 
우리말 사전을 찾아봐도 답답함은 마찬가지다.
 
"역률(力率): 명사 [전기] 1. 유효 전력을 외관상의 전력으로 나눈 값. 교류 회로에서 전류와 전압의 위상차의 코사인값으로 나타낸다."
 
국민 모두가 전기를 사용하는데 정작 전기 관련 전공을 하지 않은 국민들은 전기요금 줄이는 법에 관해 혹은 자신이 납부하고 있는 전기요금에 대해 알아보려 해도 용어부터 이해하기 힘들어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전기요금을 이해하기 위해 최대한 쉽게 설명한 용어 정리(사실 이 설명도 쉽다고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ㆍ역률: 주어진 전기에너지에서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된 전기에너지의 비율
ㆍ콘덴서: 직류전기는 막고 교류전기는 통하게 하는 장치. 용량이 크고 주파수가 높을수록 교류전기가 잘 통하게 된다.
ㆍ진상역률제(進相力率制):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전기를 쓰지 않아도 콘덴서가 작동할 때는 거꾸로 전기요금을 매기는 요금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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