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 끝을 준비하는 사람

끝에서 끝을 준비하는 사람

[ 생명의양식(설교) ] 생명의양식

진희근 목사
2013년 12월 18일(수) 15:02

본문말씀 : 눅 12:13~21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어느 무덤의 비석에 새겨진 말입니다. "이 순간이 올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2013년의 끝을 맞고 있습니다. 혹시 '벌써 1년이 다 갔나?' 당혹스런 감정으로 연말을 맞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루, 한 주간, 한 달, 1년의 시간의 매듭을 주신 것은 끝이 있음을 기억하고 살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바삐 살다보면 오늘이 몇 일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고 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둔감한 사람이라도 1년이라는 이 큼지막한 매듭은 인식하기 마련입니다.
 
2013년의 끝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 일생에도 끝이 있습니다. 생애의 마지막에 행복한 웃음을 웃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성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는 몇 주 전 북한의 제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의 갑작스런 몰락과 죽음의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고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남의 죽음을 보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시에 있는 어느 병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새벽에 몸집이 좋은 신사 한 사람이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 왔습니다. 친구들에 의해 업혀 온 이 신사를 급히 응급실로 옮겼지만 의사는 이미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죽어있는 이 사람을 보면서 의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죽을 때는 일반적으로 손을 펴고 죽는데 이 시신은 오른손을 펴고 왼손은 꼭 쥔 상태였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을 싣고 온 친구들이 집으로 전화를 하고 부산을 떠는 동안 의사가 조용히 시신에게로 다가가 움켜쥔 손의 손가락을 하나씩 펴기 시작했습니다. 시신의 마지막 손가락이 의사에 의해서 펼쳐질 때 그의 손에서 화투 두 장이 떨어졌습니다. 그 두 장을 보는 순간 의사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어, 삼팔광땡이네."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이 남자는 초상집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도록 화투를 쳤습니다. 새벽녘 가지고 간 돈을 모두 잃어갈 즈음 판돈이 잔뜩 쌓였는데 화투 두 장을 받아들고 살며시 펼쳐보니 '삼팔광땡'이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이런 패가 나오면 약조에 따라서 이미 건 판돈의 세 배 이상을 거둬들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는 너무나 감격하고 놀란 나머지 화투 두 장을 미처 펼치지도 못한 채 "삼, 삼…"하다가 쇼크로 죽고만 것입니다.
 
초상집에서 남의 죽음을 보고도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고 황당한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본문에 나오는 비유속의 한 부자는 주님으로부터 어리석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지혜로운 사람이 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결정적 어리석음은 자신의 끝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잘 살 궁리만 했지 잘 죽을 준비는 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두 종류의 끝이 있습니다. 개인적 종말과 우리 주님의 재림으로 일어나는 우주적 종말이 있습니다. 1년의 끝에서 타인의 죽음을 보면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주님의 재림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지혜로운 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진희근 목사 / 승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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