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상과 자존감

자아상과 자존감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위한팡세

오덕호 총장
2013년 12월 11일(수) 11:22
탈무드 서문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사람이 탈무드를 배우겠다고 랍비를 찾아왔다. 랍비는 시험 삼아 질문을 한다. "두 사람이 굴뚝 청소를 했는데 한 사람은 얼굴에 검댕이 많이 묻고 한 사람은 전혀 안 묻었다. 누가 씻겠는가?" "그야 검댕이 많이 묻은 사람이지요." 랍비는 틀렸다고 답했다. 검댕이 묻은 사람은 안 묻은 사람을 보고 자기도 안 묻었다고 생각하고 씻지 않는다. 오히려 안 묻은 사람이 묻은 사람을 보고 자기도 묻었다고 생각하고 씻는 것이다. 첫 문제를 틀린 이 사람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해서 랍비는 다시 문제를 낸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다. 이 사람은 검댕이 안 묻은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랍비는 또 틀렸다고 한다. 왜 틀렸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두 사람이 똑같이 굴뚝을 청소했는데 어떻게 한 사람만 검댕이 묻고 한 사람은 안 묻었겠는가?"
 
이 이야기는 두 가지 진리를 가르쳐준다. 첫째, 우리는 사실에 따라 행동하는 게 아니라 믿음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얼굴에 검댕이 묻은 사람이 씻는 게 아니라 검댕이 묻었다고 믿는 사람이 씻지 않는가. 우리는 실제 내 모습이 아니라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믿는 모습, 즉 자아상에 따라 행동한다. 그래서 자아상은 우리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평범한 말도 자기를 무시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나빠진다. 그리고 일을 맡아도 자신이 없어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 반면에 스스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들이 뭐라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상처를 받지 않는다. 일을 할 때는 자신감 있게 자기 능력을 잘 발휘하여 일을 잘한다. 그래서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자아상은 진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아상이 아무리 좋아도 사실과 다르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검댕이 묻은 사람이 자기는 안 묻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묻었기 때문에 더러운 얼굴로 살게 된다. 이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좋은 자아상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실제로 그 자아상은 꼭 진실이어야 한다.
 
자아상이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요즈음 사회에서는 좋은 자아상을 가지라고 많이 강조한다. 그래서 서로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라고 한다. 심지어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을 칭찬해주라고 한다. 분명히 칭찬과 격려를 많이 들으면 좋은 자아상이 생기고 큰 유익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그 칭찬이 거짓이라면 어떻게 될까? 좋은 자아상이 무너지게 된다. 나의 부족한 모습이 자꾸 보이게 되고 사람들의 비난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좋으면서도 진실에 근거한 자아상을 가져야 한다.
 
어디서 그런 자아상을 얻을 수 있을까? 하나님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신다. 항상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고,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주신다. 이것은 진리다. 이 진리를 통해 만들어진 자아상이 얼마나 위대한가. 정말 어디서도 주눅들 필요가 없고 자신감 있게 일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자아상은 교만해지지도 않는다.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교만해지기 쉽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으로 생긴 자아상은 내가 잘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위대한 존재가 됐기 때문에 교만해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면서도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사는 정말 가치 있고 위대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사랑 안에서 건강하고 좋은 자아상을 얻어 행복하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기 바란다.

오덕호 총장 / 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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