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고 춤추는 이유

벌거벗고 춤추는 이유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
2013년 10월 21일(월) 15:36
12 혹이 다윗왕에게 고하여 가로되 여호와께서 하나님의 궤를 인하여 오벧에돔의 집과 그 모든 소유에 복을 주셨다 한지라 다윗이 가서 하나님의 궤를 기쁨으로 메고 오벧에돔의 집에서다윗성으로 올라 갈쌔 13 여호와의 궤를 멘 사람들이 여섯 걸음을 행하매 다윗이 소와 살진 것으로 제사를 드리고 14 여호와 앞에서 힘을 다하여 춤을 추는데 때에 베 에봇을 입었더라 15 다윗과 온 이스라엘 족속이 즐거이 부르며 나팔을 불고 여호와의 궤를 메어 오니라(삼하 6:12~15)
 
오래전 어떤 학원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저는 마침 학원 근처로 놀러온 제 여동생을 학원으로 불러 학원의 원장님에게 소개시켰습니다. 원장님과는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이였기에 제가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동생을 꼭 한 번 인사 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생이 돌아간 후 원장은 저를 보고 "대단해…!"하며 씩 웃었습니다. 전 뭐가 대단하다는 건지 그 때는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동생은 어릴 때 큰 병을 앓아 허리뼈가 많이 굽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눈에 확연히 보이는 처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장은 '그런 모습을 한 동생을 용감히 소개시키는 것'이 대단하다고 저에게 말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동생의 모습을 단 한 번도 창피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아니, 반대로 그런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언제나 모범을 보이는 동생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던 것이죠. 사랑하는 동생을 보이면 보였지 숨긴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원장의 태도에 심한 실망과 충격을 느꼈고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그와의 관계를 끊어 버렸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는 지금도 별로 후회는 없습니다. 지금 똑같은 상황이라도 저는 똑같이 행동했을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제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광야의 다윗에게 하나님은 유일한 친구가 되셨습니다. 아침에는 그에게 힘을 구하고 저녁에는 아침에 살아서 깨어나기를 기도했습니다. 몸이 지칠 때 새 힘을 주셨고 마음의 힘이 쇄잔할 땐 새 희망을 주셨습니다. 강력한 원수들 앞에선 지혜로 보호하셨고 악을 척결할 땐 용맹을 주셨습니다. 다윗에게 하나님은 그 어떤 사람도 줄 수 없는 힘과 지혜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는 가슴 속 깊이 하나님을 사랑했습니다. 그 하나님의 상징하는 법궤가 전쟁 때 적국으로 빼앗겨 유출됐다가 다시 이스라엘의 품으로 돌아오는 감격적인 잔칫날은 마치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되던 그 날 같았습니다. 다윗은 잔치 행렬과 함께 법궤 옆을 걸으면서 펄펄 뛰며 춤을 추었던 것입니다. 왕의 옷도 갖추어 입지 않고 환희의 몸짓을 보여 줬다는 것입니다. 다윗의 아내 미갈은 이런 모습을 보고 다윗의 '경거망동'을 업신여겼다는 기록도 오늘 본문의 바로 뒤에 나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사랑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경거망동이 될까요.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부끄러워 하지 않나요.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하나님을 부끄러워 하지 않나요. 어떤 패션잡지의 지하철 스타일 어드바이스 난에 '성경책 같은 것을 꺼내서 읽기 마라. 스타일 구긴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스타일을 위해서 늙은 어머니와 거리를 두고 걸아 가시나요. 당신은 당신의 체면에 금이 갈까봐 당신의 여자 친구를 어두운 곳에서만 만나나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 분을 언급하기를 두려워 하지 마십시요. 그 분을 보이기를 부끄러워 하지 마십시요. 당신이 그분을 말할 때 당신의 얼굴에 나타난 그 사랑과 평화를 보고 사람들은 하나님이 그런 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내가 오늘 사람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부인할 때 예수님은 천국문에서 나에게 '내가 결코 너를 모른다'라고 하실 것입니다. 성경에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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