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 교회와 함께 만드는 學暴 없는 세상 ] 학폭없는세상

문재진 목사
2013년 10월 16일(수) 13:33
폭펵 목격한 방관자, 폭력행동 대리학습하게 돼
학교폭력 예방 고민하려면 '방관자'에게도 관심 가져야

학교폭력하면 가해자ㆍ피해자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가해자ㆍ피해자 보다 더 많은 숫자로 남아 있는 이들이 방관자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곳에는 방관자들이 늘 존재한다. 학교폭력이 지속되고 유지되는 이유에는 방관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 핵심은 학교폭력 피해를 목격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폭력이 옳지 않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하여 남의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단순히 그냥 서서 구경하는 것 같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 편에 서거나 피해자 편에 서서 갈등을 해소할 수도 있지만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학교폭력은 주변 또래들의 동조 및 방관에 의해 강화되고 유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과 중재에 있어서 가해자ㆍ피해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개인적 차원의 접근을 벗어나,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맥락에 존재하는 주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방관자를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방관자들은 상황에 따라 가해자 그룹에 속하거나 피해자 그룹에 속할 때가 있다. 방관자 중 가해자를 지지하는 이들의 경우 가족과의 관계가 부정적인 경우가 많고, 피해자를 지지하는 집단의 경우에는 가족관계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를 지지하는 방관자의 경우 가족 내에서 충분히 수용 받고 인정받지 못한 경험이 관심에 대한 욕구좌절을 유발하게 되고, 이것이 타인에 대한 공격적 태도로 나타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은 학교폭력을 앞장서서 주도하기보다 누군가가 왕따를 시작했을 때 이에 동조, 지지하는 경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피해자와 어울리게 됨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까 봐 혹은 자신도 피해를 당하게 될까 봐 방관하거나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결국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에 대해 갈등과 불만이 있다 하여도 주동자가 가지는 권력의 영향력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복종하고 피해자를 외면하고 소외시키는 작업에 동참함으로써 협조적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방관자들이 피해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보복에 대한 두려움, 가해학생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릴 것에 대한 경계심,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것에 대한 무감각, 어른들이 피해학생을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서면 다칠까봐 먼저 손 내밀지 못한다.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에 무관심한 척 지나친다. 무관심의 방관적 태도는 이후에 친구들을 수용하는 능력이 약화되어 친구의 아픔과 고통에 둔감해지는 경향을 보여주게 된다.
 
그동안 학교폭력이 가해자, 피해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에 못지않게 방관자들에게도 개입을 하여 또 다른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관자는 언제든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으로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가해자, 피해자 학생만 심리적 사회적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방관자를 위한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이유는 폭력을 목격한 학생은 폭력행동을 대리 학습하게 되며, 대인관계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가져 자기중심적이고 회피하는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고, 만성화된 무력감으로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진 목사 / 마중물교육공동체ㆍ일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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