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례를 회복하는 방법

결례를 회복하는 방법

[ 기자수첩 ] 기자수첩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3년 08월 16일(금) 11:30
   

'한국교회'는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근대 이후 우리민족의 위기와 대한민국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해 온 한국교회는 2013년 현재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100년 뒤에는 또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이만열 교수의 교회와 민족 강의가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마지막 강의를 끝으로 8회에 걸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6일 한국기독교회관 709호에서 오러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첫번째 강의가 진행된 이후 꼭 두 달 만이다. 한국 개신교 기원을 시작으로 마지막 '한국 그리스도인의 민족운동'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와 동고동락하며 우리 민족에 비친 한국교회의 모습을 담담하게 때로 적나라하게 해석했다.
 
보수 교단의 장로이면서도 한국교회의 '보수'로 분류되는 진영으로부터 좌파 또는 진보로 평가되는 이 교수의 강연은 당초 서울 종로5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교단 총회와 기관의 실무자 등을 위해 마련됐다. '교회와 민족' 강연은 민족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본교단 총회의 의지가 담겼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맡아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한국기독교회관을 중심으로 고정 참석자 30여 명이 형성되었고 어디에서 듣기 힘들었던 노교수의 명강의가 8주간 이어졌다.
 
   
역사학자 답게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면서 매 회 분량에 넘치는 원고를 준비한 그는 지나간 역사를 담담하게 강의하는 한편 현실 한국교회의 모습에도 날선 비판을 간간히 언급했다. 그는 "기독교는 영적 영역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실천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각 시대마다 부과된 역사적인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말로 '교회와 민족' 8회 강연을 요약했다. 현실 한국교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인 바람으로 해석된다.
 
이번 강연회는 본교단이 기획하고도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행정적으로도 강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한 결례도 범했다. 마지막 강연이 끝난 뒤 기획국장이 전달한 '꽃다발'을 계기로 성숙한 결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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