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돌보는 목회에 전념하라

양 돌보는 목회에 전념하라

[ 기고 ] 독자투고

김기홍 목사
2013년 08월 07일(수) 15:00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라. "나는 목회를 어떻게 목표로 하고 있는가?" "소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대개의 경우 마음에 떠오르는 그림은 큰 건물에 가득 찬 교인들 모습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게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서의 자신의 모습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평생 이 목표로 나간다. 지금 세상에서나 교계에서 인정 받고 대우 받는 목회자가 되려면 일단 교인 수가 많아야 한다. 그래서 교인 수를 항상 불려서 말하고 오래 안 나오는 교인도 그냥 몇 년이건 명단에 남겨 놓는다. 그러니 보고되는 교인 수를 믿을 수가 없다.
 
목회가 힘들다고 하는 이도 있다. 힘들다고 생각되면 뭔가 주의 뜻대로 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분명히 주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믿으면 힘이 나고 도움도 온다. 괴로워도 즐겁다. 하지만 분명하지 않은 것이 내가 정말로 주의 일을 하고 있느냐는 의심이다. 교회가 커지고 대접 받는 것이 주의 일의 결과로 와야 한다. 그래서 사랑과 존경도 받아야지 그 반대라면 이건 아니다. 즉 사랑과 존경을 목표로 목회하고 대접 받기 위해서 교회를 크게 하려고 힘을 다한다면 그것은 주의 일이 아니라 순전히 내 일이다.
 
필자도 처음부터 교인 수에 너무도 집착했다. 빈자리에 눌리고 통계에 집착했다. 정말 주의 뜻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런 식으로 100년을 수고해도 그건 주의 일이 아닐텐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런 세속가치 추구를 목회라고 착각했는지 모른다. 부활하신 주께서 갈릴리로 베드로를 찾아가셨다. 새벽에 고기 잡는 기적을 보이신 후에 간곡하게 물으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대답도 진실했다.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그때 주신 분부가 오늘날 목회자 모두에게 해당된다. "내 양을 먹이라."
 
목회자들이 이 명령대로 순전하게 따르고 있는가? 내친 김에 유명해지고 존경 받으려고 하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그러다보면 주의 말씀은 뒷전이고 내 욕심만 쫓게 된다. 현실을 너무 무시하는 순진한 말이라고 비판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왕따가 되고 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먹일 양이 없는가? 몇 명 안 되더라도 말씀을 죽도록 연구하고 적용하며 먹이려고 해보라. 그러면 주께서 더 많은 양을 보내주신다.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해 주신다. 양이라고 다 주의 양이 아니다. 무조건 많아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는 일들, 모임이나 회의가 주의 양을 먹이기 위한 일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양 먹이는 일에 집중하자. 무엇보다도 말씀을 많이 읽고 삶에 적용하자. 내 자신과 가족부터 제대로 돌보고는 있는지를 점검해 보자.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분이다. 주의 양을 돌보는 일만 하겠다고 종일 다니는 종들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고생만 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고생이 된다면 그것이 더 영광이다. 기초적인 믿음도 없다면 무슨 목회인가!

김기홍 목사 / 분당아름다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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