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목사, 차별 받는 장애인

여목사, 차별 받는 장애인

[ 기자수첩 ] 기자수첩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6월 10일(월) 09:51
"OO아, 여목사는 장애인 같아."
 
며칠 전 교단의 한 여성 목회자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연장자인 동기 목사와의 대화 중 나온 말이란다. 목회 현장에서 여성 목회자들이 체감하는 현실을 잘 반영한 말이기도 하다. "여성목사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며 그는 "지금도 여전히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몇달 전 한 여성 신학자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어느 모임에 가도 혼자 여성일 때가 많다"는 말에 어떤지 고단함이 느껴졌다.
 
총회 사무총장 산하 여성사역개발연구팀이 구성돼 현재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영상을 제작 중에 있다. 지금까지 3차례 모임을 가졌는데 대부분이 여성인 회의의 풍경(?) 자체가 색다르다. 또한 지난달 30일 총회 임원회가 "총회와 노회 내에 여성위원회를 신설해달라"는 여성사역개발연구팀의 청원을 허락하고 제97회 총회에 헌의하기로 한 상태여서 결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본교단 소속 여성들이 타교단의 '양성평등위원회'를 얼마나 부러워하고 있는지 생각한다면,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숙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성 안수 통과가 그랬듯이 '양성평등 문화'가 하루 아침에 교단 총회와 목회 현장에 뿌리내리기는 쉽지않은 일이다. 당연히 많은 노력과 설득, 협의의 과정을 거쳐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아무런 장애 없이도 차별을 느껴야만 한다'면 어떨까. 아니 장애가 있어도 차별은 부당하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물론 여성 스스로도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더욱 준비된 모습으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