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의 피, 이어가자

순교의 피, 이어가자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6월 03일(월) 15:50
6월 둘째주일은 총회가 정한 순교자기념주일이다. 목숨을 걸고 믿음을 지켰던 순교자의 신앙을 본받고 계승하기 위해 제정된 주일이다.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에는 순교자들의 신앙이 그 밑바탕에 있었다. 6월에 접어들면서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6.25 전쟁과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붉은 빛을 띠고 있으며 거기서는 또 붉은 피가 보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흘렸고, 민주화를 위한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는 피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기독교는 예수님의 붉은 보혈과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져 있다. 예수님께서는 생명만 말씀하신 게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많이 말씀하셨다. 예수님께 있어서 죽음은 생명의 전주곡과 같은 것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의 전주곡으로 십자가의 죽음이란 곡을 연주하셨다. 죽음이 전제되지 않은 생명은 없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고 하셨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자라면 그 누구든지 거룩한 죽음의 사명을 받은 것이다.

기독교는 전투적인 종교다. 부드럽고 사랑이 많은 기독교지만, 사탄의 세력과 맞서서 싸워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는 모든 것을 다양화하고 상대화하여 진리까지도 타협의 대상으로 여긴다. 양보하지 않고 싸우는 이들은 불통하는 자들로 비난을 받는다. 요즘은 소통이란 이름으로 모든 불의와도 소통하려 든다.

그러나 우리는 비 진리, 불의와 소통하면서 친구가 될 수는 없다. 여전히 우리는 싸워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고, 그 상황은 여전히 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죽이기 위한 싸움을 싸우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죽기 위한 싸움을 싸워야 한다. 이처럼 죽음을 각오하며 싸웠던 그 순교신앙 때문에 생명의 길을 열고 진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가 죽기 위한 싸움을 싸워야 할 상황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교회의 개혁과 부흥을 위해, 대한민국이 정의와 자유가 꽃피는 사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 분단된 조국이 평화로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싸워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전히 순교의 피를 떠올려야 한다. 죽음을 각오한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다시 한 번 주님의 십자가 아래서 십자가 정병으로서의 거룩한 전의를 불태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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