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없는 그들만의 잔치

부활 없는 그들만의 잔치

[ 기자수첩 ] 기자수첩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4월 01일(월) 15:30

예수 부활의 기쁨이 넘쳐야 할 지난 3월 31일 아침,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라는 똑같은 이름의 예배가 두 곳에서 각각 진행됐다.
 
한쪽은 본교단을 비롯해 감리교, 성결교, 기하성, 침례교, 성공회, 구세군, 루터교, 복음교회 등 교회협 가입교단 및 한기총 탈퇴 교단들이 오전 5시 새문안교회에서 예배를 드렸고, 또 다른 쪽은 한기총 가입교단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오전 7시에 별도의 연합예배를 드린 것.
 
기자가 취재차 참석한 한기총 주최 부활절연합예배에서는 갈등 속에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예배 순서 곳곳에서 드러나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날 진행된 특별기도회 순서에서 '보수교단의 연합과 부흥을 위하여' 제목으로 기도한 J 목사는 "아직도 개종전도금지와 혼합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하고, "보수신앙으로 연합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기도해 최근 교계의 진보와 보수간 WCC를 둘러싼 갈등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한, 한기총은 명예대회장과 공동대회장의 명단에 한기총을 탈퇴한 본교단 인사들의 이름을 포함시키고, 성도들에게 제공한 순서지에는 부활절연합예배의 역사를 싣는 등 자신들의 정당성을 내세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조직 파행으로 한국교회 및 부활절연합예배 분열의 단초를 제공한 과오에 대한 반성과 회개는 없이 오히려 결의문에는 "사분오열된 한국교회를 회복시키기 위해 대표적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앞장서서 한국교회를 연합하는 운동을 최선을 다해 이루어나갈 것을 결의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분열의 단초를 제공한 자신들의 책임에 대한 반성은 없이 오히려 자신들이 한국교회 연합의 주역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반성과 회개 없이 자신들의 정당성, 정통성만을 주장한 한기총의 '부활절 연합예배'는 결국 '그들만의 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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