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召天)'과 '별세(別世)'에 대하여

'소천(召天)'과 '별세(別世)'에 대하여

[ 기고 ] 독자투고

최경식 목사
2013년 03월 27일(수) 15:32

'기독교 용어 바로쓰기'에서는 '소천'보다는 '별세'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소천이라는 용어 쓰기의 부적절함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소천은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이고, 소천은 수동태이기 때문에 능동태로 '소천하셨다'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굳이 이 단어를 사용할 경우에는 '소천 받았다'로 해야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토록 실수가 많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 보다 '별세하셨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로 사용함이 적절하다고 권면을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소천'이라는 용어가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고 있기에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언어는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잘 사용되지 않는 언어는 소멸되고, 새로운 환경에 따라 신조어가 탄생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언어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천'이라는 단어가 현재의 사전에 없다하여 부정적으로 보아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기독교 가치관을 담은 좋은 단어가 있다면 신조어로 계속 사용하여 사회적 공용어로 정착하도록 많이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죽음을 소천으로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별세가 세상과의 이별이라는 가치는 기독교적 진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의 죽음은 세상과의 이별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산 자와 죽은 자의 교통이 일어나는 하나의 장이다. 그러기에 별세라는 용어보다는 '소천(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이 기독교 가치에 더 부합하다.
 
또, 죽음을 별세로 부르는 것의 어려움은 별세라는 용어는 '윗 사람이 돌아가셨을 때'만 쓸 수 있는 용어이기 때문에 아무나 붙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얼마 전 우리 교회 권사님의 아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어 주보에 '별세'라고 기록하였는데 이는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었다'라고 길게 기록하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별세' 보다 '소천'이라고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따라서 기독교 가치관을 담고 있고 누구나의(어른이나 젊은 사람 모두) 죽음에도 다 통용될 수 있는 '소천'이야 말로 죽음에 대한 가장 좋은 용어라 생각한다.
 
다만, '소천하셨다'는 능동태가 아닌 '소천 받았다'하는 수동태로 불리워져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 어떤 용어도 처음 쓸 때는 실수가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하여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언어가 갖는 특성이다. 그러므로 그런 실수나 혼란 때문에 좋은 용어를 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최경식 목사 / 대구수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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