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쁨 때문에

이런 기쁨 때문에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강덕 목사
2013년 03월 27일(수) 13:25

목회를 하는 중에 이런 기쁨 때문에 목회를 하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 연로하신 할머니 성도 한 분이 보낸 편지 때문이었다. 그 때가 4년 전이었지만 그 감동은 오늘도 필자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일게 한다.
 
이 성도는 당시 자신이 73세의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병든 노부모의 병수발을 손수하시는 효심이 깊은 분이었다.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외아들과 함께 힘겹게 살아오신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평생을 미신과 주술을 믿으며 살아오신 분이었다. 몸이 아프거나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무당이 시키는 대로 했다. 죽을 쒀서 산에 올라가 땅에 던져서 죽그릇과 함께 던져진 칼이 밖으로 향하면 병과 액운이 나갔다고 하고, 칼이 자신 쪽으로 향하면 액운이 나가지 않았다 해서 다시 비싼 돈을 주고 굿을 하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왔다. 진리의 복음을 알지 못해서 어둠의 영에 속아서 살아온 불쌍한 영혼이었다.
 
이 사정을 우리 교회의 한 권사님이 알게 되었다. 착하고 불쌍한 이 할머니를 주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권사님은 2년 동안 간절히 기도하며 섬겼다. 병든 노부모가 돌아가시고서야 끈질긴 권사님의 사랑의 기도와 섬김에 마음의 문을 열고 전도잔치에 나오셨다.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다. 놀라운 인생 대역전의 드라마였다. 초신자를 위한 알파코스에 참석하여 하나님의 딸로 태어나는 기쁨과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종교개혁기념주일에는 세례까지 받았다. 경로대학에도 적극 참여하여 교회를 통한 새 생활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던 중 이 할머니 성도가 경로대학의 소풍을 다녀오신 후 쓴 편지를 필자가 받게 되었다. '소풍 가는 날'을 제목으로 그 분의 글을 소개한다.
 
"산뜻한 아침입니다. 어제 저녁 비바람이 치고 사납던 날씨 때문에 오늘 소풍 어떻게 되나, 염려했었는데 위대하신 하나님의 거룩한 뜻대로 이렇게 좋은 날을 주셨습니다. '서울 숲'사이로 불어오는 싱그러운 공기, 쾌적하면서도 다듬어진 예술적인 공간들. 마냥 즐겁게 하루를 맡기고 싶었습니다. 담임목사님의 은혜로운 말씀과 기도, 가을 향기에 흠뻑 빠져 마음껏 호흡하면서 눈을 맞춰 맘을 맞춰 가슴이 동할 때까지 소리치고 싶은 흥분된 하루였지요. 여러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기쁨도 있지요. 먹거리도 좋았고, 충분했고. 보물찾기.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찾은 50번. 너무나도 신났지요. 상품은 별 것 아니었지만 기분 최고! 생각과 마음은 언제나 청춘. 어느 때나 기도할 수 있는 자유! 하나님께 선택받은 행복, 이 평화, 영원하고 싶습니다.
 
주님의 은혜 속에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어요? 믿음 없는 저이지만 언제나 사랑으로 안아 주시는 예수님! 만일 제가 교회를 다니지 않았더라면, 이런 참된 삶을 맛볼 수 있었을까요? 저주스러운 삶의 연속이었겠지요.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교회로 달려갈 수 있고, 우리 교회 행사 때마다 참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고요. 외롭기에 친분을 쌓아가는 것이 너무도 좋고요. 감사합니다. 은혜로운 우리 명수대교회 영원히 부흥될지어다. 모두들 사랑합니다."
 
70대 할머니라 믿기 어려운 동심과 시적 표현뿐만 아니라 예수님 때문에 새 삶을 살게 된 이 분의 해맑고 순수한 영혼을 보는 기쁨과 감동은 오늘도 목양하며 힘이 되어 준다.

김강덕 목사 / 명수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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