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자 제도 시행에 즈음하여

순직자 제도 시행에 즈음하여

[ 기고 ] 독자투고

정재훈 목사
2013년 03월 20일(수) 09:09
총회가 순직자 제도를 시행하기까지 그 과정과 내력을 전국교회에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설명해 보고자 한다.
 
제주노회가 올린 아프가니스탄에서 살해당한 배형규 목사의 순교자 제정 헌의안이 제95회 총회시 통과되었다. 한 회기 지나서 포항남노회가 상정(上程)한 주낙서 목사님의 순교자 제정 청원이 정치부로 넘어왔다. 주 목사님은 1944년 12월 10일 울릉도에서 사역하던 중 이웃교회를 순행하시다가 기진한 상태에서 갑자기 내린 폭설에 파묻혀 별세하시었다.
 
2011년 6월 2일 정치부 실행위원회가 순천중앙교회에서 모였을 때이다. 주 목사님도 순교자 반열에 들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순교자 기준에 맞지 않았다.
 
순교자가 되는 데는 그리스도로 인한 신앙 박해로 죽임을 당해야하고 사망할 당시 주 예수를 향한 믿음이 변치 말아야 하며 유무언으로 복음을 증거 했어야 한다. 그래서 주 목사님의 경우 순교는 아니지만 순직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총회에 순직자 제도 제정을 청원하였던 것이다.
 
이 안건을 넘겨받은 정치부, 규칙부, 역사위원회는 대표를 정하여 소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연구 검토하여 마련한 정관이 작년 제97회 총회에서 가결되어 마침내 시행에 이르게 되었다.
 
필자는 본안건의 제안자로서 소위원장이 되어 이 일에 봉사하게 된 것을 총회에 감사하며 보람을 느낀다.
 
우리 총회가 한국교단으로서는 처음으로 제일 먼저 이 제도를 실행하게 된 것과 타 교단 인사들이 부러워하며 물어올 때 자부심이 생겨난다.
 
순교에 비해 순직은 본의 아니게 죽음에 이르는 것이어서 위로와 찬사가 약하다. 그러므로 이에 상당한 보상이 있어야 하겠다.
 
국가유공자의 경우 본인에게는 물론이고 그 자손에게까지 포상과 연금을 정부에서 지급해 준다. 갖가지로 자녀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총회에서도 이처럼 순직자 예우에 관한 사항 그 이상의 대우가 있었으면 좋겠다.
 
순교자의 피가 한국교회의 신앙 정절을 지키게 했다면 순직자들의 땀은 우리 교회가 자라고 성장해오는데 밑거름, 원동력이 되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차제에 주의 복음과 주님이 세우신 교회 위하여 노심초사 헌신하다가 희생당한 순직자들을 찾아내어 후세에 알리고 살신성인의 공적을 높이 평가해야 하겠다. 해당 후손들에는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노회와 총회의 성의 있는 배려가 요구된다. 이로 인하여 장자 교단인 본 총회의 위상이 한층 앞설 것이고 타 교단에서도 벤치마킹해갈 것이다.
 
역사엔 기록이 으뜸이지만 발굴 또한 중요하다. 아주 값진 것이라 해도 묻혀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순직자들의 고귀한 업적도 그냥두면 무의미할 뿐이다. 전국교회와 각 노회는 해당되는 당사자를 찾아내어 이들을 천거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심사위원회의 주도면밀한 조사와 세심한 관찰이 필연적이다. 가감 없이 성실하고 공정하게 이제도가 실행되기를 바란다.
 
총회 역사위원장 대구서부중앙교회 정재훈 목사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