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마음

목사의 마음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영걸 목사
2013년 03월 14일(목) 16:09

목회자는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교회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교회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고민을 끌어안고 살게 된다. 이제는 고민이라기 보다는 삶이 되고 생활이 되어 버렸다.
 
맨 처음 담임목회를 시작할 때였다. 정직하게 바르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서 올바른 것도 중요하지만 '정서'와 '마음'을 잘 관리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옳은 의견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옳은 것이 아니다. 아무리 성경적인 의견일지라도 자신이 배운 것과 다르면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쉬운 것이다. 그때 나는 '왜 나의 순수한 마음을 성도들이 몰라 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내가 평신도였다면 똑같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교회 건축을 시작할 때였다. 교회 건축과 이전을 당회에서 결정하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공동의회를 소집해서 당회의 교회 이전 결정을 다루게 되었다. 공동의회를 하면 성도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녁예배 후에 공동의회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성도들이 예배당에 가득 앉아 있었다. 사회를 보는 필자는 분위기를 모르고 진행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모인 성도들이 반대의견을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그날 공동의회를 2시간 넘게 진행하면서 얼마나 목이 탔는지 모른다. 결국은 '교회 이전'을 가결했지만 공동의회를 진행하던 목회자의 심정을 누가 알까? 목회자에게 회의는 회의가 아니다. 당회든, 제직회든, 공동의회든 평신도들에게는 회의일지라도, 목회자에게는 목회 현장인 것이다.
 
젊은 세대를 수용하기 위하여 예배에 찬양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그런데 예배시간에 찬송가만 불러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성도들에게는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소수이지만 변화된 예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교회를 건축하고 지역을 문화적으로 섬기기 위해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다. 교회에서 다방을 운영한다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그런데 이분들은 모두 함께 교회를 섬기는 가족과 같은 사랑하는 성도들이 아닌가?
 
신학교 시절에 목회에 대한 꿈이 얼마나 많았는가? 한국교회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하지 않았는가? 한국교회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불타는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런데 목회를 하다보면 사람들의 마음을 관리하다가, 사람의 정서를 고려하다가 더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토론과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개인적 감정과 생각을 앞세운 지나친 주장은 목회자의 전문성과 목회구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부목사 시절이었다. 당시 담임목사님이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맏며느리 마음 둘째 며느리가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르고, 담임목사 마음 부목사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목회자에게 부족함이 많다. 더 많은 책임이 목회자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서로 '마음'을 잘 배려해서 행복하게 교회가 성숙해갔으면 한다. 오늘도 서로의 고민과 마음을 나눠지며 파이팅해보자.

김영걸 목사 / 포항동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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