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유감

애국가 유감

[ 기고 ] 독자투고

오창학 목사
2013년 03월 05일(화) 16:19

어느 나라나 그 나라의 애국가가 있다. 애국가는 온 국민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함께 부르는 노래인 것이다. 더욱이 '대한민국 애국가'에는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란 구절이 있다. 시시비비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가호하심으로 우리나라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애국가는 국민들을 하나되게 하는 구심점도 된다.
 
여러 해 전에 필자가 워싱톤 링컨기념관을 관광할 때 관람객이 별로 없어 한적하였다. 마침 그 때 이라크 전에 참전하였던 미군 병사 7명이 휴가 중에 자기들도 링컨 기념관을 관광중이라고 하였다. 필자도 군장교 출신으로 군에 대한 관심도 있고 그들과 잠시나마 대화가 진행되는 중에 내가 미국 국가를 부를 줄 안다고 하면서 서투른 발음과 멜로디로 흥얼대니까 노래가 끝날 때까지 7명의 흑백 병사들이 거수경례를 하면서 부동자세를 취하였다. 미국 합중국이 애국가를 중심하여 성조기 밑에 하나되는 것, 이것이 미국의 힘이로구나라고 닭살이 돋을 정도로 느끼면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다.
 
필자는 목회하는 동안 3ㆍ1절이나 광복절 같은 국가기념절 주일에는 예외 없이 온 교우들이 애국가를 함께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 4절을 부르고는 마음속으로 '아멘'을 읊조렸다. 은퇴 후에도 후임 담임목사가 이 전통을 잘 이어가고 있다. 가정예배를 드릴 때도 국가 기념일에는 식구들이 함께 기립하여 애국가를 꼭꼭 부른다. 심지어 교회에서 필자가 필자의 아들을 결혼 주례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결혼예식 순서 끝에 애국가를 삽입하여 4절까지 제창하였다. 나라가 있어야 가정이 있고 나라를 사랑할 수 있어야 가정을 사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들과 며느리에게 심어주고 싶어서였다.
 
스포츠에서 각종 세계선수권대회나 무엇보다도 올림픽 경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여 태극기가 계양되고 애국가의 연주가 울려 퍼질 때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시큰하고 눈시울이 뜨거운 것도 애국가의 위력인 것이다.
 
오늘날 유감스럽게도 애국가를 부정하고 태극기를 부정하는 집단이 우리 사회와 정치계에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며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기를 부정하는 집단들이다.
 
필자가 지난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였다가 참으로 아쉽고 유감스러움을 느꼈다. 취임식 준비 위원회의 크나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례의 애국가 제창시 1절만 부르고 끝났다. 가장 큰 국가의 행사인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지 않고 1절로 끝내다니 너무나 유감스러웠다.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논리에도 어긋난다. 애국가는 1절은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2절은 불변의 기상, 3절은 일편단심, 4절은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가 핵심이다. 그런고로 모든 국가적인 국민의례에서 애국가를 부를 경우에는 1절부터 4절까지 제창하는 것이 당연하다.

오창학 목사 / 신촌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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