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5가의 탈정치화

종로5가의 탈정치화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3년 02월 04일(월) 11:09

[기자수첩] 

지난달 28일, 총회 국내선교부 산하 한 선교 단체의 정기총회가 열렸다. 임원을 선출하고 새로운 사업계획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본 교단의 덕망 높은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설립 목적에 따른 선교사역을 계승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이날 단체의 모임은 총회 안팎에서 화두가 되고있는 '탈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치적 성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순수함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신임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우리 교단의 총회장이 되실 분이기 때문에 이 단체의 회장을 하는 것이 옳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며 회장 역임을 총회장 후보가 밟아야 할 통과의례인 양 발언했다. 그 인사의 주장대로라면 이 단체의 정치화는 명백하다.
 
교계 정치, 일명 '종로 5가'의 삐뚤어진 정치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교단과 연합기구 모두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부패와 비리에 피로감을 느낀지 오래다. 더욱이 본교단 총회 산하 단체가 자의든 타의든 공공연하게 정치색을 나타낸다면 교회와 목회자들이 이 단체의 사업과 조직을 신뢰할 수 있을까?
 
총회 산하 단체와 관계자들의 탈정치화를 위한 끊임 없는 노력만이 교계 정치 쇄신을 이끌고, 선거 풍토를 바꾸는 개혁과 자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공명(公明)한 교회정치, 허공에 대고 외치는 공명(空鳴)이 되어선 안된다. 철저한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 낡은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교회의 불신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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