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신(新)

[ 목양칼럼 ] 신(新)

김대동목사
2013년 01월 24일(목) 13:23

[목양칼럼]
 
신년(新年)을 맞이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지나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또 하나의 신년을 다시 우리에게 허락해 주고 계신다. '음력 설'이다. 아마도 새해 결심을 감당하였는데 흐지부지되지 않았는지 다시 점검하고 다시 결심하라고 두 번째 새해를 주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은혜로 받아 성실로 살아야 하겠다.
 
그런데 새해(新年)는 그냥 시간이 흘러 우리에게 다가 온 것이 아니라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누가복음 13장에는 새해에 우리의 마음에 경종을 울려주는 예수님의 비유가 등장한다. 비유 속에서 주인은 삼년 동안이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찍어버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포도원지기는 주인에게 금년에도 그대로 두시면 이제 두루 파고 거름을 주겠고, 이후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그때는 찍어버리시라고 간청하였다. 그러므로 이 비유는 새해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시는 섭리 가운데 허락해주신 소중한 한 해임을 분명히 가르쳐주고 있다.
 
'신년(新年)'의 '신(新)'자는 세 글자가 합하여 이룬 글자이다. 그 세 글자는 '세울 입(立)', '나무 목(木)', 그리고 '도끼 근(斤)'이다. 이 세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성경구절이 있다.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리라(마3:10)." 그러므로 새롭다는 것(新)은 몇 가지 행실을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도끼(斤)가 나무 뿌리(木)에 놓여 있다(立)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는 것이다. 이제 단지 마지막 기회만이 남아 있다는 애절한 심정으로 성실과 열정의 삶을 회복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때가 많아졌다. 그 이유는 오늘날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이 많이 얇아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불과 3~4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본격화된 것 같은데 주5일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우리 성도들의 신앙이 얇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어가면 성도들이 교회를 멀리하기 시작하고 절대적인 신앙이 상대적인 신앙으로 바뀐다고 하였는데 얇아진 신앙 현상은 묘하게 이때와 딱 맞물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한 세대 믿음의 선배들은 성수주일을 생명처럼 여겼지만 오늘날 성도들은 여행 가느라 주일을 쉽게 빠진다. 한 세대 믿음의 선배들은 내 집을 팔아 교회를 건축하였지만 지금 성도들은 하나님을 거지로 알고 헌금생활을 한다. 한 세대 믿음의 선배들은 교회 일을 본업으로 알고 충성하였지만 오늘날 성도들은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적당한 범위 안에서만 봉사한다. 이런 모습으로 한 세대가 지나갔을 때 과연 이 땅위에 믿음의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눈물로 기도한다.
 
그런데 다른 방법이 없다. 오직 '신(新)' 뿐이다.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여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의 존재가 새로워지는 길 밖에는 없다. 그래서 한 해의 목회를 시작하면서 나 자신부터 새로워지길 다짐하며 한문 새 '신(新)'자를 손바닥 위에 새겨본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새로워져서 잃어버린 한국교회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대동목사 / 분당구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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