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환상에 대하여

꿈과 환상에 대하여

[ 목양칼럼 ] 꿈과 환상에 대하여

정우목사
2013년 01월 17일(목) 15:29

[목양칼럼]

목회를 하다 보면 교인들은 꿈과 환상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간밤에 꾼 꿈이 좀 어수선하기라도 하면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 해몽하려고 애쓴다. 때로는 목사에게 묻기도 한다. 환상도 그렇다. 뭘 보고 듣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다. 꿈은 잠든 가운데 어떤 현상을 보고 듣는 것이라고 한다면 환상은 깨어 있는 가운데 뭘 보고 듣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꿈과 환상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우리의 모든 꿈과 환상이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꿈과 환상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필자가 신학교를 졸업한 후 시골에서 담임전도사로 목회할 때이다. 인근 교회에 어떤 총각 전도사가 부임했다. 이 분은 기도를 많이 하는 소위 신령한 분이었다. 이 분이 어느 날 자신이 결혼하는 환상을 보았는데 신부가 자기 교회 주일학교 여선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선생은 이미 다른 남자와 약혼하고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놓은 상태였다. 이 전도사는 자신이 본 환상을 이야기해버렸다. 그러자 세 집이 발칵 뒤집혔다. 첫째 여선생의 집이요, 둘째 약혼남의 집이요, 셋째 하나님의 집인 교회였다. 시골 교회 교인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약혼한 두 사람이 예정대로 결혼을 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파혼하고 전도사가 본 환상대로 결혼을 해야 할 것인가? 결과는 이렇게 되었다. 전도사는 쫓겨났고, 여선생은 파혼했고, 교회는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을까? 그것은 이 전도사의 잘못 본 환상 때문이다.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은 꿈과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경우가 많았다. 창세기 15장에 보면 아브라함은 환상 중에 하나님께서 후사를 주시겠다는 말씀을 들었다. 결국 그 환상대로 아브라함은 노년에 이삭을 얻었다. 또 에스겔 11장에 보면 에스겔 선지자는 환상 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 후 에스겔은 자신이 본 환상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다. 신약에 환상이라는 단어가 13번 나오는데 사도행전에만 10번 나온다. 사도들은 환상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꿈과 환상들도 많이 있다. 전도서 5장 3절에 보면 '걱정이 많으면 꿈이 생긴다'고 했다. 일반 분석심리학에서는 꿈과 환상을 무의식 과정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열왕기상 22장에 보면 두 종류의 선지자가 나온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전하는 미가야 같은 참 선지자가 있는가 하면 거짓말 하는 영의 음성을 듣고 말하는 거짓 선지자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꿈과 환상이 아니라 그 출처이다.
 
시골 교회의 총각 전도사가 본 환상을 통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우리의 꿈과 환상들은 하나님의 뜻일 수도 있고, 우리의 생각의 결과일 수도 있고, 심지어 사탄의 소리일 수도 있다. 둘째, 말씀과 기도로 조명하면서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그게 하나님의 뜻이라면 반드시 아름다운 열매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점성촌이 있는 미아리 고갯길에서 목회하고 있다. 그래서 늘 기도한다. '강하신 주의 영으로 늘 다스려 주소서'

정우목사/ 미암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