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 노숙인들에게 희망의 날개 달아주는 '알멋공동체'와 공동체의 家長 하재호목사

절망 속 노숙인들에게 희망의 날개 달아주는 '알멋공동체'와 공동체의 家長 하재호목사

[ 아름다운세상 ] 노숙인들의 희망 알멋공동체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10월 15일(월) 14:57
"당신이 버린 쓰레기가 우리에겐 희망입니다"

   

"행복은 좀 더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세상의 시선으로 보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우리 공동체 식구들은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쓰레기, 그것이 우리에게 희망인 이유이기도 하다"
 
아픔과 상처, 절망과 포기로 짓눌린 노숙인들을 감싸고, 신앙공동체를 만들어 아름다운 희망을 꿈꾸는 대전서노회 알멋교회 하재호목사.
 
하 목사가 최근 유명 언론매체에 연일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형교회를 시무하지도 않고, 유명 설교가도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자들을 섬기는 이유 때문에 아름다운 주목을 받는다.
 
알멋교회가 운영하는 알멋공동체는 노숙인들의 자활과 자립을 목표로 만들어진 공동체이다. 알멋의 '알'은 아름답다의 원형이고 '멋'은 자유와 조화 평화를 의미한다. '아름다운 평화'를 지향하는 하 목사는 노숙인사역, 빈민선교를 위해 평생을 바치려던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2005년 대전역에서 만난 한 노숙인의 요청이 계기가 됐다. 그리고 평생을 작은 자들의 아름다운 평화를 위해 헌신하며 살겠노라고 서원했다.
 
"날씨가 점점 추워서 역 광장에서 자기 너무 어려워요. 방 좀 얻어 주세요" "알겠어요. 지금 교회로 오세요" 한밤중에 대전역의 노숙인들을 마주칠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먹거리를 사다 주는 과정에서 방 좀 얻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측은지심에서 출발한 하 전도사의 대답에서 색다르고 아름다운 사역이 시작됐다. 대전에 있는 노숙인들의 공동체, '알멋공동체'가 탄생한 것이다.
 
"교회를 통하여 알멋공동체가 서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았죠. 그 이후로 알멋공동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3년 반이란 시간 동안 대리운전을 해가면서 알멋공동체의 가장역할도 도맡아왔어요…"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랐다. 노숙인의 자활에도 관심이 생겼다. 생활비도 마련하고 노숙인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형제들에게 고물을 주워 팔자고 제안했다.
 
"구걸이 몸에 밴 이들을 회복시켜 사회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 목사는 누군가에겐 쓰레기지만 누군가에겐 돈이 될 수 있는 쓰레기를 줍게 했다. 순탄치 않았지만, 공동체를 이룬 노숙인들은 거리를 활보했다. 처음엔 부끄러워 밤에만 쓰레기를 주워 모았다. 시간이 지나자 낮에도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물을 모으고, 팔아 돈을 벌기 시작했다.
 
성실하게 일하며 알멋공동체 가족들은 2008년 노회 유지재단에 가입된 고물상, '알멋자원'을 열었고 중고 트럭을 장만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금은 10여 명의 형제들이 공동체에 몸을 담고 있으며 각자 매달 18만 원 이상의 생활비를 낼 정도로 자립했다. 사회에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과정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 목사는 "노숙인들에게 공동체 생활은 자연치유가 되는 좋은 과정이다. 일할 수 있는 기쁨과 그 속에서 보람을 얻고 있는 형제들에게 '리어카를 끌면서 고물을 줍되 자신의 나쁜 점은 버리는 연습을 하자. 돈을 많이 벌자는 욕심보다는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고 매일 당부한다"며 알멋공동체는 "오늘 나의길에서 험산산이 옮겨 지도록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 고갯길을 올라가도록 힘을 주소서"라는 찬양을 한다고 전했다.
 
이제 알멋공동체 형제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이웃사랑도 실천하는 넉넉한 마음도 갖게 됐다.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쓰레기를 모아 판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또한 매주 화요일에는 노숙인에게 컵라면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 년에 두번은 독거노인을 위한 잔치도 마련한다.
 
하 목사는 "우리 형제들이 땀 흘려 손 수레를 끌고 버려진 쓰레기를 줍지만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 조금은 느려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올라갈 곳이 많다"며 알멋공동체의 작은자들을 위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최근 갑작스럽게 폐지와 고물 가격이 추락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알멋자원이 위치한 건물 월세를 상상할 수 없을만큼 인상해달라는 월세폭탄을 맞았다.
 
하 목사는 "작은자들이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감사하며 생활하고 있는데 알멋공동체가 이사 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에 도래했다. 소식을 들은 지인이 전북 김제의 땅을 기증했지만, 건축비는 커녕 이사할 돈도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증 받은 땅에 형제들이 생활을 할 수 있는 집을 짓고, 고물상과 농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린다"며 작은자들을 위한 관심을 정중히 요청했다.
 
이어 "알멋공동체의 사역은 선교가 아니다. 삶 이다. 선교는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작은자들의 공동체, 작은자들과 함께 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하 목사는 "형제들이 예수님 안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알멋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외면 받고, 버림 받은 세상의 작은자처럼, 어쩌면 우리 크리스찬 또한 하나님의 은혜로 이 세상에 잠시 들렸다 가는 가난한 노숙인, 작은자들이 아닐까? 작은자들과 구별되지 않고,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알멋공동체의 아름다운사역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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