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법인, 교회카페운영아카데미

문화법인, 교회카페운영아카데미

[ 문화 ] 교회카페운영 아카데미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9월 10일(월) 15:47
커피 맛은 올리고, 문턱은 내리고
 
"교회카페, '수익 보단 소통이 우선' 사랑방 역할 감당을"
 
   
서울 광장동 인근에서 카페 데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강윤주 전도사가 참석자들에게 직접 내린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차이점을 아시는 분?"

지난 6일 총회 문화법인(이사장:지용수) 교회카페운영아카데미가 열린 문화교회(김형진목사 시무) 믿음홀. 70여 명의 참석자 중 발제자의 질문에 자신있게 손을 드는 사람이 10명 남짓이다. 답은 간단했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으면 아메리카노가 되는 것.

지역사회와 교회의 만남의 장으로서 '교회카페'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카페 본래의 목적인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을까. 총회 문화법인 손은희 사무국장은 "처음 기대했던 소통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교회카페'만의 무언가를 가질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10년 총회 문화법인이 교단 산하 4백50개 교회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28%에 해당하는 1백26개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 운영을 준비 중이라고 답한 교회까지 포함하면 36%다. 대학가 등 카페가 밀집한 지역에는 반경 1km 내 7∼80개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교회카페를 만들어야할까?

교회로 들어오는 입구에 위치한 공간을 카페로 꾸미고 교인들의 자원봉사로 운영하고 있는 A교회. 이 교회의 카페에는 전문 바리스타가 없다. 대신 30여 명의 여전도회 회원들이 로테이션제로 돌아가면서 커피를 제조한다. 화요일과 수요일, 토요일의 커피 맛이 다 다를 수밖에. '교회카페, 동네카페로 포지셔닝하다'를 주제로 강의한 나요한목사(총회 문화법인 사업총괄)는 "교회카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문 바리스타를 고용하는 곳은 20% 미만이었다. 80%는 기본적인 기계 사용법만 숙지하는 수준"이라며 "교회가 원하는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부분이 준비되지 않은 교회카페라는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엘림, 시냇가에 심은 나무, 쉴만한 물가 등 불신자들에게는 생소한 교회카페의 이름 △사업자미등록으로 지역사회에 부정적 인식 형성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 운영방식을 그대로 모방 △지역상권에 피해로 민원 발생 등이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상생을 위한 전략은 없는 것일까.

나 목사는 "일반 카페의 개념이라면 사업자등록은 물론이고 마케팅 전략 등 수익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달라야 한다"고 수익 보다 소통에 중점을 둬야 함을 강조하면서 '동네 사랑방' 기능을 탑재한 교회카페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다. 이어 핸드드립, 사이폰, 프레소, 클레버, 더치 등 다양한 커피기구를 이용한 메뉴 개발 등 교회카페 소자본 설립방법 및 운영 노하우를 설명했다. 박현준목사(카페 아원 대표), 강윤주 전도사(카페 데이지 대표)는 실제로 커피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교회 리모델링을 하면서 1층 전면 가장 좋은 공간에 카페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힌 경신교회 송윤석 부목사는 "자칫하면 카페를 통해 소통하려다 오히려 지역과 단절되는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역주민과 만나는 공간으로 잘 활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참석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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