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단상' 펴낸 인기 영어강사 문단열전도사

'단열단상' 펴낸 인기 영어강사 문단열전도사

[ Book ] 영어강사 문단열전도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9월 10일(월) 15:42
"실패를 통해 삶 인도하신 하나님 … 인생 후반전 열어주셔서 너무 감사"

   
올해부터 1인 프로덕션으로 영어교육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문 씨는 새로 배운 프로그램으로 영상에 들어갈 노래도 직접 작곡한다. 1분 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사흘이 꼬박 걸리지만 "생업과 사역, 인생 후반전의 길을 열어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EBS '잉글리쉬 카페' 진행자로 활동했던 인기 영어강사 문단열씨가 처음으로 영어 교재가 아닌 에세이집을 냈다. 제목은 '단열단상(살림Biz 펴냄)',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나눴던 생각의 단편들을 한데 엮은 것이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5층 건물 지하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 문단열씨(48세)를 만났다. 2년반 전에 문 씨가 개척해 전도사로 시무하고 있는 교회다. 어메이징그레이스란 이름의 교회는 특별한 간판도 십자가 종탑도 없다. 주중에는 영어교육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로도 쓰인다. 하지만 매주 50여 명의 청년들이 이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분명 교회가 맞다.

문 씨가 목회자의 길을 걷기 바랬던 아버지 문홍지목사(본교단)는 3년 전 아들의 교회 개척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권유로 연세대 신학과에 들어갔지만 "끝나고 나면 내 맘대로 할거에요"라는 약속대로 그는 그토록 하고 싶었던 영어강사가 됐다. '문단열'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제법 강사로서의 인기도 누리고 성공궤도에 올랐지만, 어느 시점부터인가 난파를 당한 배마냥 그의 삶은 기울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사업 실패가 이어졌고 수십억의 빚더미에 오르게 된 것.

"좁은 길로 가기 싫었어요. 넓은 길에서 인정 받고 싶었지. 그런데 계속 막으시더라고. 고통은 한꺼번에 몰려왔고 실패는 지속적이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확실히 알게 됐죠. 고통도 축복이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길을 인도하시는 방법의 99%가 실패라는걸." 한참 빚에 쫓기던 시절, 하루는 예배 시간에 자신이 돌아온 탕자인 것처럼 느껴졌고 '아버지 집에는 모든 것이 풍족한데…'라는 생각에 방향을 튼 이후 모든 것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경험했다. 작년에는 대장암 수술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암 때문에 자유가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고보면 하나님은 실패를 통해 그를 지금의 자리에까지 이끄신 셈이다. 그리고 그 실패의 교훈을 하나 둘 나누기 시작한 것이 바로 '단열단상(斷想)'이다.

"전도사님!" 인터뷰를 마쳐 갈 때쯤 한 청년이 교회를 찾아왔다. 사도 바울처럼 텐트메이커 사역을 펼치고 있는 그가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을 해야 할 시간인 것 같아 서둘러 대화를 마치고 나왔다. "목사 안수를 받을거냐구요?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오늘 주님이 보내주시는 한 마리 양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주고 기도해주는 것… 그것뿐이에요. 사랑 앞에선 장사가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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