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창립 1백주년 기념 총회주일 감사예배 설교문 <요약>

총회 창립 1백주년 기념 총회주일 감사예배 설교문 <요약>

[ 교단 ] 총회주일 감사예배 설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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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8월 31일(금) 10:49
"1백년의 은혜 감사하고 새로운 역사 소명 앞에 응답하라"

오는 2일, 9월 첫째주일은 총회 창립 1백주년의 기쁨을 전국 교회와 함께 나누고자 정한 '총회창립 1백주년 기념 총회주일'이다. 교단 산하 8천3백여 교회가 함께 총회 창립 1백년을 감사하며, 가난한 이웃, 작은 자의 벗으로 살기를 다짐하는 이날 예배를 위해 총회는 다섯편의 설교문을 준비했다. 이에 본보는 '나 때문이길 바랍니다(김영태목사/증경총회장ㆍ청북교회)' '세계를 품는 교회(손달익목사/부총회장ㆍ서문교회)' '교회, 세상의 힘(이성희목사/연동교회)' '여호와의 행하신 것이라(차종순목사/호남신대 총장)' '주여, 우리로 비추게 하소서(김운성목사/땅끝교회)' 등 다섯편의 설교를 요약해서 싣는다. <편집자 주>

"나 때문이길 바랍니다"
본문: 레위기 11장 45절
김영태 목사(증경총회장, 청북교회)
 
지난 1백년을 돌아보면, 한국교회는 백성이 절망하고 희망이 보이질 않을 때 빛이 되어 어둠의 세력과 대항하고 믿음을 지키며 1907년 하나님 앞에 참회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대부흥운동을 일으킨다. 1백년 전 국가 조직이 해체되고 지도자를 잃을 때 교회는 지도자를 배출하고 조직을 강화하며 회개와 말씀공부에 힘을 쓰고 기도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조선의 희망이 교회에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 총회가 세움 받았고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 1백년을 맞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떤가?
 
1백년 전의 교회는 핍박을 받았는데 1백년 후의 지금 교회는 비난을 받고 있다. 1백년 전의 교회는 지도자를 배출하고 세상에 소망을 주었는데 1백년 후의 지금 교회는 권위가 상실되고 세상에 실망을 안겨주고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분열을 초래하고 사회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 1백년 전의 교회는 세상에 희망을 주어 사람들이 교회로 모여 들었는데 1백년 후의 교회는 생명을 잃어버린 모습이 되어 사람들이 방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버리시지 않으시고 그분의 사랑으로 지켜 오셨다. 그것이 감사한 일이다.
 
우리는 사회나 교회가 무서운 병에 걸린 것을 인식해야 한다. 제일이라는 병과 최고라는 병이다. 세계에서 제일 빨리 성장한 교회,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 세계에서 제일 많이 모이는 교회, 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교회, 그래서 제일이 되기 위해 도시나 농촌이나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몸부림을 친다.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잘못된 가치관이 교회를 병들게 했고 우리 자녀들의 신앙을 망하게 했고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게 했다.
 
믿음의 사람 한사람은 믿음 없는 자 천명, 만명보다 귀하다. 한국교회가 망하지 않은 것은 이 땅에 아직도 하나님이 인정하는 알곡이 있기 때문이다. 알곡은 한 알만 있어도 희망이 있다. 알곡은 생명이 그 속에 있기에 밭에 심으면 싹이 나고 열매 맺고 그래서 30배, 60배, 1백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쭉정이는 수천 수만 개를 심어도 싹이 나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1천만 성도를 자랑하는데 알곡인가? 쭉정이인가? 이 나라와 한국교회가 존재하는 것, 의인인 나 때문이길 바란다. 내가 변해야 한다. 1백년에서 다시 1백년을 내다보려면 내가 변해야 한다. 다른 사람, 총회, 교회가 변해야 한다고 말하지 말자. 지금 내가 변해야 희망이 있다.
 
레위기는 어둠의 땅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해 내신 하나님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에서 살면서 하나님과 교제하며 함께 살 수 있는 자격으로 계명과 규례, 제사, 생활에 관한 말씀 등을 가르쳐 준다. 그 모든 것의 공통조건으로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이 정결함이다. 그러므로 과거나 오늘이나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려면 자신을 정결하게 해야 한다.
 
내가 거룩해짐으로 교회가 거룩해진다. 교회가 거룩해짐으로 총회가 거룩해진다. 우리가 거룩해짐에 따라 미래는 희망이 생긴다. 1백주년을 맞으면서 다시 1백년을 맞는 우리 총회에 주님이 주시는 명령이 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에 자랑하지 말고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회개와 속죄를 하고 우리 총회와 모든 성도가 거룩한 반열에 서야 할 것이다. 그런 후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라는 명령에 귀 기울이고 최선을 다해 명령을 준행해야 할 것이다. 그 일이 나부터 시작이 되고 나 때문에 이루어지는 일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세계를 품는 교회"
본문말씀 : 사도행전 13장 1~3절
손달익목사 / 부총회장ㆍ서문교회
 
9월 1일은 우리 총회가 1912년 9월 1일 조선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으로 총회를 창립한 날이다. 1912년이면 1905년의 을사보호늑약과 1910년의 합일강제합병으로 국가의 모든 조직이 해체되고 백성은 지도자를 잃고 방황하던 비극과 고통의 시기였다. 아직도 교통이 불편하고 연락망이 충실치 못하여 전국의 민간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국규모의 대회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던 시기에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전국규모의 조직을 하고 길 잃은 양과 같은 이 민족을 돌보고 복음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거보를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한반도의 범주를 넘어서서 세계를 향한 주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위한 진일보한 헌신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 사도행전에는 우리가 본받고 따라가야 할 이상적 교회의 모습들이 많이 제시되어 있다. 그 중의 한 교회가 본문에 나오는 안디옥 교회이다. 이 안디옥 교회의 영적 특징이 무엇이기에 그들은 그 시대의 책임을 다 할 수 있었을까?
 
우리 장로교회를 개혁교회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지켜야 할 신앙적 정통성을 굳게 지키는 가운데 신앙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개혁의 정신이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 총회가 장로교회로서의 신학적 정체성과 영적 정통성을 굳게 지킬 수 있어야 역동적인 장로교회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나가게 될 것이다. 안디옥교회는 정통성의 근거를 성경에 두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변하지도 폐하지도 않는 영원한 진리이며 우리 신앙의 유일한 표준이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고 오직 신앙의 원칙과 장로교회의 정통성을 굳게 보존하는 우리 총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안디옥교회의 두 번째 장점은 연합과 일치의 영성이 풍성하다는 점이다. 험난한 박해와 신생교회의 약점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세계를 품는 교회로 안디옥교회가 나아갈 수 있었던 것에는 이 교회가 지닌 일치를 향한 신앙적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총회 안에 이 사랑과 일치가 식어가고 있다. 송사가 난무하고 지나친 경쟁과 편 가르기가 횡행하다. 이것은 잘못이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용서하고 화해해야 한다. 부디 우리가 내부적으로 서로 사랑하고 바깥의 다른 교단들과 연대하여 하나님의 큰 일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세계를 품는 교회가 되는 은혜를 주실 것이다.
 
마지막 한 가지 안디옥교회의 영적 특징은 비전을 향한 열정이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들은 피난민들이었다. 당시 로마제국 안에서 예수 믿는 피난민들은 공민권의 제한을 받았다. 때문에 신분의 보장을 받지 못함은 물론 어떤 정상적인 경제 활동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세계를 품고 기도하면서 기독교의 세계화를 꿈꾸었다. 지금 우리는 이 열정을 잃어버렸다. 이제 다시 우리 가슴에 성령의 불길이 타올라야 한다. 안디옥교회는 핍박과 가난과 피난생활의 어려움 중에서도 비전을 향한 열정을 품고 금식하며 기도하고 선교사들을 보냈다. 우리가 이렇게 해야겠다. 그 때 주께서 쓰실 것이다.
 
우리 총회가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세계를 품는 교회로 전진하기 위해 무엇보다 장로교회의 정통성을 굳게 지켜야 한다. 내부적 일치와 이웃교단들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비전을 향해 열정을 품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 총회를 주께서 더욱 크게 사용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교회, 세상의 힘"
본문말씀 : 역대하 6장 23~25절
이성희목사 / 연동교회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에 참 힘 있는 교회였다. 어려울 때 순교하는 교회였다. 잘 아시는 대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대표자 33인 중 16인이 기독교인이었다. 3.1운동 당시에 피검자 여성 가운데 65.6%가 기독교인이었다. 당시 기독교인은 전 국민의 1.5%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이다. 요즘 한국교회는 이리저리 맞고 터져 만신창이가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뿌린 씨를 열매로 거두었는지 모른다. 한국교회는 다시 쇄신하고 자정해야 한다. 역대하 6장은 솔로몬의 성전봉헌의 기도이다. 성전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솔로몬은 기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들려준다. 교회의 기능은 개인과 국가가 범죄했을 때에 교회가 대속의 기도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교회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교회이고, 하늘의 힘으로 무장한 교회이다. 이런 세상을 구원하는 힘을 가진 우리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첫째, 교회는 개인을 고치는 힘이 있다. 오늘 성경은 개인이 죄를 짓게 되었을 경우에 "주는 심판하사 죄를 정하고 공의로운 자 의롭다 하소서"라고 한다. 여기서 범죄란 법률상의 죄나 윤리적 도덕적 잘못을 말한다. 법률적이든, 윤리적이든, 도덕적이든 죄를 짓게 되면 하나님이 바르게 다스려 달라고 한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 "이 성전에 있는 주의 제단 앞에서 맹세하거든"이라고 한다. 번제단은 죄 사함의 능력을 의미한다. 성막이나 성전의 가장 중심부가 어디인가? 지성소이다. 대제사장이 일 년에 한 차례 지성소에 들어가서 죄 사함을 받고 선포한다. 성막이나 성전이 사죄기능이 없으면 헛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는 예배, 친교, 봉사, 교육 등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사죄와 구원의 기능 없으면 교회는 아무 소용이 없다. 교회의 힘은 제단에서 나오는 것이다. 제단의 힘은 말씀과 기도의 힘이다. 교회가 말씀과 기도의 힘이 있어야 세상의 힘이 된다.
 
둘째, 교회는 나라를 고치는 힘이 있다. 솔로몬의 이 기도는 하나님의 인자와 자비, 용서와 은혜에 매달리는 기도이다. 하나님은 이런 기도에 참 약하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에 이런 기도를 하면 하나님도 돌이키시고 용서하신다. 죄를 범한 사람이나 나라가 회개하면 반드시 용서하신다. 여기에서도 눈에 띠는 말이 있다. "이 성전에서"라고 하는 말이다. 성전의 기능과 능력을 다시 깨닫게 한다. 교회에서 기도하는 것마다 하나님은 들어주신다. 교회는 그래서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이고 하나님의 집이다. 세상이 교회를 비난하지만 우리나라 위해, 우리민족 위해 교회만큼 기도하는 데가 어디 있는가? 어느 시대나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국가에 대한 봉사를 위임받은 대리인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국가에 대한 봉사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이하는 우리교회에서 기도하면 백성들의 죄, 민족의 죄가 사함 받는 능력 있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이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우리교회가 개인이나 민족이나 나라가 범죄하였을 때 대인과 나라를 위하여 기도하여 치유하는 능력 있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총회가 지난 1백년 동안 한국교회와 사회를 이끄는 교회가 되게 하시고 부흥의 기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우리 총회가 세상의 힘이 되고, 행복이 되고, 소망이 되어 다가오는 또 다른 1백년에 복음의 빛을 발하는 세상의 등대와 같은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호와의 행하신 것이라"
본문말씀 : 시편 118편 23~24절, 72편 19절
차종순 목사 / 호남신학대학교 총장
 
1907년의 성령대부흥운동으로 죄씻음을 통하여 태어난 신생 한국교회는 1912년에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를 이루고 1919년에 3.1만세운동으로 한국사회에서 외래종교가 아닌 "한국을 위한, 한국인의 종교"로 받아들여졌다. 그 때부터 한국교회는 사회운동에 뛰어들어 술 담배 퇴치 운동, 공창제도 반대운동, 노동운동, 빈민구제운동, 인권운동으로 한국사회의 아픔을 치료하였으며 한국사회의 희망이었다. 여러분! 하나님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일으켜야 한다. 항상 개혁해야 한다는 대 선언에 따라 우리를 새롭게 하자.
 
1. 왜 선교사들과 해외의 교회들은 한국교회를 향하여 그처럼 놀라움을 표해야 했을까? 기독교는 왕손과 백정이 함께 만나서 나란히 예배하고 교회를 운영하는 평등이었다. 하층민의 자녀들에게 선교학교를 통하여 선진 서양학문을 배워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희망이었다. 여성들도 글을 배우고 이름을 갖게 되고 학교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이었으며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리하여 기독교는 한국사회의 희망이었다. 이제 우리 교회는 이 희망과 꿈과 미래와 자유를 극동지방의 어두운 나라에서 빛으로 전하자. 이 복된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산을 넘는 아름다운 발이 되어 복음의 빚, 사랑의 빚을 갚는 교회가 되자.
 
2.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이 된 한국교회를 향하여 1917년에 춘원은 "금일조선야소교회의 결점"이라는 글로 비난하기 시작하여 2000년대부터 별의 별 소리들이 많이 들리고, 비기독교권에서 조직적으로 교회를 비난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 비난들이 다 의미 없는 헐뜯기라고 무시하기에는 조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종교개혁 이전에 서구기독교는 각종 개혁책을 내걸었다. 교회를 풍자하는 글도 있었고, 산속으로 숨는 은둔자도 있었고, 혁명을 부르짖는 열성신자도 있었고, 내부적으로 조금씩 제도를 바꾸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이것들로부터 역부족이었다. 교회의 권위는 무엇인가?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예수님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인정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이웃을 섬기는 삶에 있다.
 
3. 한국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들이었다. 초기 선교사들은 세례를 베풀 때에 9가지 검증을 했다. 개종의 동기의 순수성, 공예배의 참석, 헌금, 아침저녁의 가정예배, 술 담배 마약 금지, 일부일처제에 의한 본 부인과의 삶, 제사금지에 이르기까지 8가지를 확인한 다음에 선교사들은 세례 베푸는 날 아침에 동네에 다니면서 비기독교인들에 세례 받을 사람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을 때에 세례를 베풀었다. 이렇게 하여 세례 받은 1%의 기독교인은 3.1 만세운동을 일으킬 수 있었으며, 한국전쟁에 이르도록 1천명의 순교자를 배출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초대 선배 신앙인들처럼 순종하는 교회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를 다시 씻을 수 있는 세례이다.
 
오늘날, 우리 교회는 다시 한 번 순종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새롭게 하나님께 고백해야 한다. 거듭 태어나야 한다. 이렇게 될 때에 이는 사람이 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루신 기적이라고 감탄할 수 있을 것이다.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가 되자. 그리고 한국사회의 희망이 되자. 아시아를 밝히는 기독교인의 빛이 되자.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

"주여, 우리로 비추게 하소서"
본문말씀 : 이사야서 60장 1~3절
김운성목사/땅끝교회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방의 등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역사는 어둠에 싸여 있을 때가 많았다. 무속과 우상숭배 및 무지, 오랜 정쟁과 가난에 더하여 외세의 거친 침탈을 막을 힘이 부족했다. 
 
이 무렵 하나님께서는 선교사들을 통해 우리에게 복음을 통한 구원과 축복의 빛을 비추셨다. 무지를 깨우는 깨달음의 빛, 우상의 미몽에서 깨우는 진리의 빛, 분열과 갈등의 싸움을 멈추게 하는 일치와 화해의 빛, 가난과 배고픔을 벗어나게 하는 교육과 중흥의 빛이 삼천리 반도를 비추었다. 이런 가운데 부흥운동이 한창이던 1907년에 독노회가 설립된 데 이어 1912년에 역사적인 총회를 출범시키게 된다. 그 후 어느 덧 한 세기가 지나 총회창립 1백주년을 맞이하였다. 
 
은혜는 반드시 사명을 동반한다. 아브라함은 복의 통로가 되어 하나님의 복을 온 세상에 유통시켜야 할 사명이 있었다. 이 사명을 계승한 이들이 다름 아닌 이스라엘 백성이다. 이스라엘은 온 세상에 하나님을 선포하고 그 은혜와 복을 유통시켜야 할 통로로서의 사명을 받은 민족이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한국 교회에게도 은혜와 함께 사명을 주셨다. 이 땅의 백성들에게 말씀에 입각하여 바른 삶, 복된 삶을 보여주어야 했다. 세상에 참 삶의 기준을 보여줄 사명이 있었다. 사회적 약자들의 피난처가 되어줄 사명,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갈 사명을 주셨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시듯이 우리에게도 큰 복을 주셨습니다. 민족적으로 보면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되게 하신 것, 전쟁의 와중에서도 대한민국을 보존하신 것, 그리고 놀라운 경제 부흥을 주신 것이 은혜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스라엘은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다. 오히려 하나님을 떠나 우상 숭배에 빠졌고, 말씀을 버리고 불의를 자행하였다.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는 우리도 하나님 앞에서 이런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반 기독교적 정서, 교세의 위축, 이단 문제, 교회 분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상실된 교회정치, 소외된 자들에 대한 사랑의 부재, 온갖 도덕적 부끄러움, 신학적 일탈과 기복적 신앙 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들의 부끄러움이다. 
 
그러나 이대로 부끄러움 가운데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본문은 선민들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의 맥락에서 주어진 말씀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라를 잃고 포로가 된 하나님의 백성들을 귀환시키셨다. 이 귀환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귀환의 은혜와 함께 사명도 부여하고 계신다. 우선 하나님께서는 "일어나라"고 명령하셨다. 엘리야도 호렙산 동굴에서 일어났고, 한 편 손 마른 사람도 일어났다. 이게 바로 사명이다.
 
이제 우리도 일어서야 한다. 여기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쿰'이란 단어는 벌떡 일어서는 역동적 동작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는 "빛을 발하라"고 명령하신다. 이제야말로 타고르의 말처럼 일어나 등불이 될 때가 왔다.
 
우리가 세상에 비춰야 할 빛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세상이 갖지 못한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의 빛을 비춰야 한다. 그리고 이 복음에 아름다운 문화의 옷도 입히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이 빛을 전 세대, 전 계층, 전 지역을 대상으로 비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 빛을 비춤의 태도는 사랑과 섬김이어야 한다. 세상에 대해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타 교단에게도 마음을 더 열어야 한다. 일치와 화해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교인 보다 그리스도인을 만들고, 교회 부흥보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힘써야 한다.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아 새로운 다짐으로 우리 모두 일어나 빛을 비추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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