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의 순례

편도의 순례

[ 문화 ] 시-편도의 순례

조경섭집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8월 28일(화) 10:32
[동인시단]
 
도서관 골목 좌측
할머니 채소밭머리 오래된 참가죽나무
든든한 가지를 터 잡아
집 한 채 마련한 호박은
봄부터 육중한 무게를 가늠하고 있다
분방分房하지 못한 더부살이
그만한 덩치로 기막힌 독방이 될 때까지
안부조차 전할 수 없는 편도의 길에서
참가죽나무의 흔들리는 수직 암벽만이 안전지대라 여기며
위로 기어오른 가파른 순례,
거친 광야를 건넌 뒤에야
하늘문에 닿으리라는 한 가닥 염원이
거기까지 오르게 하였으리라
해묵은 고뇌처럼 아무도 땅이라 부르지 않는 그 곳
허공의 영토가 허락한
처음 침묵을 견디는 나중 높이로
 
 
조경섭 / 전주전성교회 집사ㆍ본보 기독신춘문예 제13회 시 가작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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