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역 앞장서는 모서제일교회 '콜택시 목사'

다문화 사역 앞장서는 모서제일교회 '콜택시 목사'

[ 교단 ] 모서제일 다문화가정 사역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2년 08월 21일(화) 15:38
   

경북 상주시에는 최근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늘고 있다. 상주시 곳곳의 농촌총각 가운데 국제결혼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서노회 모서제일교회(한성기목사 시무)가 위치한 상주시 모서면 지산리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교회는 '다문화사역'에 주력하고 있다.
 
태국 선교를 준비하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이끌려 4년 전 모서제일교회에 부임한 담임 한성기목사는 다문화사역에 깊은 애정을 쏟고 있다. 태국에서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목도한 한 목사는 이를 한국 현실에 옮기고 싶었다.
 
"교회에 부임해보니 마을에 다문화가정이 많았습니다. 당시 면사무소에서 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행정절차 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교회가 선뜻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한 목사는 정부에 다문화사역을 위한 컴퓨터 지원을 신청해 10대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이주여성에게 한글과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다.
 
그러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주여성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보통 이주여성이 농사일에 관여하다보니 운전이 나름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무엇보다 남편을 비롯해 시댁에서 쌍수 들어 환영했다. 처음에는 "운전 가르치면 도망간다"고 질색하던 시댁에서는 이제 "장도 봐오고 농사지은 물품도 실어나르고 감사한 일"이라는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운전면허 취득을 돕는 서비스는 사실 애로사항이 많다. 이주여성이 거주하는 골짜기마다 돌아다니며 이들을 교회 승합차로 운전학원에 데려다주는 일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서제일교회 교인 26명 전부가 노인들로 구성돼 한 목사와 부인이 전적으로 수고를 반복했다. 교회 승합차로 하루 평균 2백km 정도를 운행했다.
 
이러한 사역이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2년 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 사랑방'을 운영하게 됐다. 그래서 사역의 범위도 넓어지고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지리적 특성상 자립이 힘든 가운데, 지원을 받아도 교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교인들 모두가 힘을 보태고 있다.
 
'문화 사랑방'에서는 한글, 전통음식 만들기, 노래, 컴퓨터, 운전면허, 발 관리, 피부미용, 건강체조, 이미용, 외국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수강은 무료다. 올해는 1백10명 정도가 등록했다.
 
이곳에서는 일자리도 창출된다. 중국인에게는 중국어를, 베트남인에게는 베트남어를 가르치게 하며 일정의 사례비를 지급한다.
 
한 목사는 요즘 다문화사역을 전도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벤트 위주로 사역을 진행하다보니 영접에 진전이 없어 개선점을 찾고 있다.
 
다행히 요즘에는 교회와 한 목사의 '마음 씀씀이'를 알아주고 믿고 의지하는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다. 사실 한 목사 입장에서는 이때문에 난처한 적도 많다. 밤이고 새벽이고 전화를 걸어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제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간다. 그래서 한 목사는 마을 이주여성들 사이에서 '콜택시 목사'로 불린다. 전화만 걸면 와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뜻이다.
 
한 목사는 "최근에는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기보다는 헤쳐나가는 방법론을 가르쳐주고 있다"며 "자립의지를 심어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한 목사의 노력을 알아서일까? 드디어 3년 만에 한 가정이 세례를 받고 또 한 가정이 등록을 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한 목사는 "기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 특성상 1년에 한 명 전도가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서제일교회의 앞으로 계획은 다문화가정을 통한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다문화사역 후 이주여성의 친정 쪽에서 편지 등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계속 전해오고 있어 선교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 목사는 "이주여성의 친정에서 교회 선교에 굉장히 감사해하며 호의적이다. 현지 선교사들과 연계해 친정 식구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일을 추진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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