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자를 데려오자

이단자를 데려오자

[ 생명의양식(설교) ] 제2의 종교개혁을 바라며

정재훈목사
2012년 07월 31일(화) 16:28

[생명의 양식]
▶본문말씀: 사도행전 24:5
 
빛과 소금의 산실이어야 할 교회가 개혁의 대상이 된지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한다는 비난이 자자하니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맹공을 퍼붓는 언론의 질타와 뜻있는 원로들의 자조적인 한숨소리를 들어보면 그 이유가 자명합니다. 대형 교회의 세습과 치부(致富), 큰 교회와 작은 교회 계층 간의 소통부재, 개 교회 중심의 이기적인 사고, 무질서한 교회난립과 교역자 과잉 배출입니다. 이와 같은 바가 교회를 병들게 했고 기독교를 암울하게 만듭니다.
 
역사의식을 가지고 볼 때 교회가 무한정 성장한다 해서 좋아 할 일 만은 아닙니다. 살림살이가 불어나면 주인이 많아지고 그것을 관리하느라 싸웁니다. 고려시대 때 송도 13만호에 사찰이 3백이나 있었고 금강산 일만이천봉에 8만9암자가 있었지만 나라도 불교도 망했습니다. 골짜기 마다 서원이 있었고 고을마다 향교가 있었지만 쓰러지는 이씨 조선을 유교가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특히 제정러시아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회와 국가적으로 가장 큰 병폐인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가 교회를 정복해 버렸습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현주소임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본문 말씀에서 벨릭스 총독은 바울에게 "나사렛 이단의 괴수"라 놀립니다(행 24:5). 모세의 율법을 생명으로 여기던 유대교에 있어서 예수님은 분명한 이단자였습니다. 이단자로 오신 주 예수님께서는 끝 간 데 없이 타락해 버린 성전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에서 비둘기 팔 돈을 바꾸어주는 매매행위로 세월 가는 줄 모르는 율법주의자들에게 철퇴를 가하셨고 마침내 성전을 숙청하셨습니다(막 11:15~18).
 
로마 카톨릭교회가 속죄표를 팔기까지 썩을 대로 썩었을 때 루터라는 이단자가 등장합니다. 그는 로마교회에 있어서 분명한 이단자였습니다. 이단자가 아니고서야 천년사직의 철옹성 가톨릭교회에 그토록 용기 있게 덤벼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신교가 구교의 이단자인 루터에 의해서 태동한 것을 생각해 보면 이단 없이는 정통을 운운하지 못합니다. 이단이 무엇입니까? 정통이 아닌 것을 이단이라고 합니다. 이단자가 있기에 정통이 정통되고 그 생명이 보존 됩니다. 이단자와의 싸움에 의해서 역사가 발전되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이단자가 없는 종교는 썩은종교요, 이단자가 없는 역사는 죽은 역사입니다. 중세교회가 그렇게 타락한 것은 이단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전자에 구멍이 있어야 물이 제대로 끓습니다. 만약 김이 분출되는 틈 사이가 없으면 마침내 달구어진 화기(火氣)에 의해서 주전자 몸통 전체가 폭발해 버립니다. 작금의 교회상을 볼 때 새로운 프로테스탄트가 나와야 하겠습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개혁의 필연성을 절감하면서도 어느 누구하나 나서는 자 없으니 이게 낭패입니다. 성서를 통해 볼 때 유대민족의 흥망성쇠는 예루살렘성전에서 좌우되었습니다. 민족과 국가 역사에서 차지하는 교회의 비중이 이렇게 큽니다.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된다"고 천명하는 바입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말씀에서 이탈되었고 예수님으로부터 멀어져 있다면 통째로 바꿔야 합니다. 진리가 아닌 것은 뿌리채 뽑아버립시다. 역사의 마지막 단계는 심판입니다. 우리는 과거사를 통해 역사가 심판한 그날의 참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소돔성의 유황불세례, 예루살렘의 참혹한 멸망, 이차대전 때 원자탄 불바다, 6.25의 동족상잔 참으로 상상하기 조차 싫습니다. 어쨌튼 심판은 막아야 합니다. 시대에 부응하고, 현실에 적중하고, 신학적으로 분명한 이단자를 데려옵시다.
 
루터와 같이 교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칼빈처럼 기성 교회를 개혁할 이단자가 한시 바삐 나와서 새로운 교회를 만들도록 긴급 동의하는 바입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22:21)".

- 2012년 6월 25일 제5회 한국교회사 포럼 개회예배 설교 

 역사위원장 정재훈 목사(대구서부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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